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말까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약 8400곳에 2조2400억원을 추가 공급키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중기부가 연간 예정된 융자나 보증, 펀드 투자 규모를 연중에 갑자기 확대하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위기감이 심각하기 때문에 응급 조치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중기부는 융자·보증과 펀드 투자에 각각 1조1000억원씩을 증액해 집행할 예정이다. 먼저 창업 후 7년 미만의 스타트업 또는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5000억원의 융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정부지원사업 경험이 있는 유망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는 신한은행과 협력해 2000억원의 저금리 특별 융자도 지원한다.
향후 1년간 고용을 유지하는 스타트업,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최대 3억원을 보증하는 등 기존 보증과 상관없이 4000억원 규모의 코로나 특례보증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증액된 자금에 대해선 패스트트랙 등 신속한 심사·평가제도를 통해, 스타트업 현장에 적기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책펀드의 투자 목표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정부자금이 투입된 펀드들의 투자규모를 올해중 기존 3조원에서 1조원이 추가된 4조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경쟁력이 부각된 스타트업 등은 모태펀드가 직접 1500억원을 투자하도록 했다.
이순배 중기부 창업정책총괄과장은 “단기적으로는 융자와 보증을 신속하게 공급해 벤처 스타트업의 생존 기반을 마련해주고, 중장기적으로는 펀드 투자로 지속 성장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이번 정책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벤처펀드의 신속한 결성과 투자를 촉진하기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70% 이상 자금이 모아지면 우선 펀드를 결성하고 투자를 시작할 수 있는 ‘패스트 클로징’제도를 도입한다. 고용?매출 등 성장 잠재력을 확보한 '아기 유니콘'과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인 '예비 유니콘'기업에 최대 특례보증 및 대규모 투자유치 기회를 준다. 벤처캐피탈의 투자에 기술보증기금이 50억원까지 일대일로 매칭해 보증하는 2000억원 규모의 '레버리지 보증'도 신설하기로 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자금 부족의 숨통을 틔워주고,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코로나사태 이후 가속화될 온라인 경제, 언택트 경제 등 디지털 신경제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