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봉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과 임재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 5명이 ‘2020년 호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호암재단은 8일 올해의 호암상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김 수석연구원이 과학상, 임 교수가 공학상을 받는다. 의학상은 박승정 울산대 석좌교수, 예술상은 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에게 돌아갔다. 김성수 우리마을 촌장은 사회봉사상을 수상한다. 호암재단 관계자는 “전문가 38명으로 이뤄진 심사위원회와 해외 석학 자문단이 4개월간 엄정한 심사를 거처 수상자를 가렸다”고 설명했다.
과학상 수상자인 김 수석연구원은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 중 하나인 중성미자 분야 권위자다. 한국만의 독자적인 실험시설을 구축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실험 결과를 발표하는 등 한국 입자물리학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힘썼다.
공학상을 받는 임 교수는 글로벌 디지털 TV 표준으로 채택된 영상 신호전환 기술을 개발했다. 디지털 음성압축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라디오와 위성 라디오 등 디지털 음성통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품을 상용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의학상의 박 석좌교수는 심혈관 질환 전문가다. 스텐트 시술법의 임상적 근거를 제시해 심장관상동맥 질환의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텐트 시술법은 심혈관 환자의 회복 기간과 비용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예술상을 받는 김 대표는 ‘아침이슬’의 작곡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1991년 서울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을 설립해 한국인의 정서와 삶의 애환이 깃든 얘기들을 ‘소극장 뮤지컬’로 풀어내며 한국 공연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학전에서 1994년 초연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4000회 넘는 공연과 71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모았다.
사회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 촌장은 1974년 서울 구로에 발달장애인 특수학교인 성베드로학교를 설립한 인물이다. 장애인을 위한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특수교육 분야에서 업적을 쌓았다. 2000년엔 강화도에 ‘우리마을 공동체’를 설립해 발달장애인이 일반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헌신했다.
호암상은 1990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사회공익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올해로 제정 30주년을 맞았다. 과학, 의학, 공학, 예술, 사회봉사 등 5개 분야에서 성과를 낸 개인 또는 단체를 선정해 상을 준다. 수상자는 상장과 메달(순금 50돈), 상금 3억원을 받는다. 올해 수상자를 포함해 총 153명이 274억원의 상금을 받았다.
시상식은 보통 6월에 열리지만 올해는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