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덕양구, 은평구 집값 추월…新주거벨트로 '급부상'

입력 2020-04-09 08:42
수정 2020-04-09 08:44

과거 우수한 서울 접근성에도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고양시 덕양구가 새로운 주거벨트로 주목받고 있다. 집값이 인접한 서울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고,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에도 예비 청약자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덕양구는 서울 마포구, 은평구 등 서울 서북권 지역과 맞닿아 있지만 오랫동안 외면 받아온 지역이었다. 고양시를 대표하는 곳은 일산신도시였기 때문이다. 일산신도시와 서울 서북권 사이에 위치한 덕양구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오랜 시간 묶여 있어 개발이 미진했다.

하지만 삼송지구를 필두로 덕은지구, 지축지구, 원흥지구, 향동지구 등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다 창릉지구까지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조성 완료단계에 접어든 삼송지구(2만5941가구)를 포함, 창릉신도시(3만8000가구), 덕은지구(4706가구), 원흥지구(8601가구), 지축지구(9144가구), 향동지구(8933가구) 등 약 9만여 가구가 조성될 계획이다. 서울 접근성과 풍부한 개발호재로 인해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신주거벨트로 거듭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삼송·지축지구, 서울 집값 속속 뛰어넘어

덕양구 일부 택지지구의 집값은 이미 서울을 추월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덕양구 지축동 '지축역 센트럴 푸르지오'는 지난달 31일 8억6000만원(전용 84㎡)에 거래됐다. 같은 단지의 전용 77㎡ 역시 지난 2월 7억원에 거래되는 등 가격수준이 높은 상태다. 삼송지구에서 대장 아파트인 '삼송2차 아이파크' 또한 8억원을 넘보고 있다. 전용 84㎡는 지난달 7억8900만원(29층)에 거래됐는데, 연초 거래가격에 비하면 1억원 이상 오른 수준이다.

지축지구와 창릉천을 맞대고 있는 은평구 진관동 일대의 아파트는 거래가격이 더 낮은데다 거래도 상대적으로 뜸한 편이다. '구파발 래미안 9단지'는 지난 1월에 전용 84㎡가 7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상림마을 롯데캐슬 1단지(전용 84㎡)는 지난 2월에 7억5000만원까지 매매가가 형성되기도 했지만, 지난달에 신고된 거래는 없는 상태다. 재개발을 통해 새 아파트가 들어선 일대의 집값도 덕양구보다 낮은 경우가 있다. 은평구 응암동에 위치한 ‘백련산힐스테이트1차’(2011년 입주) 전용 84㎡는 지난 2월에 7억1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마포구와 맞닿은 지역에서는 집값 차이가 크지 않다.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9단지는 지난달 8억3000만원(전용 84㎡)에 거래됐다. 덕약구 향동지구인 향동동 DMC리슈빌더포레스트가 지난 2월 7억9000만원에 매매됐다. 매매가 차이가 4000만원 정도다.

물론 평균적인 집값은 덕양구가 낮게 형성되어 있다. 부동산114자료에 의하면, 덕양구는 3월 기준으로 3.3㎡당 시세가 1136만원이다. 서울 마포구(3136만원)나 은평구(1884만원)를 밑돌고 있다.

덕양구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덕양구 창릉, 삼송, 덕은 일대는 우수한 서울접근성을 기반으로 주거환경 개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다 추진되고 있는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고양시 주거 중심축은 덕양구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역 교통망·각종 인프라 집중 개발

덕양구 일대의 가치가 이처럼 뛰는 이유는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는데다 광역 교통망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서다. 삼송지구는 현재 550개 업체를 수용할 수 있는 삼송테크노밸리를 비롯해 각종 문화·상업시설을 포함한 쇼핑복합시설인 스타필드 고양이 있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을 이용하면 수도권광역고속철도(GTX)-A노선(예정)의 정차지 중 하나인 연신내역까지 3정거장이면 이동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달 고양 창릉신도시에 대한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고시했다. 본격적으로 개발이 추진될 전망이다.창릉신도시는 30사단 이전 예정지와 그린벨트 등을 활용해 교통이 편리한 자족도시로 조성한다. 총 면적 812만7000㎡ 규모로 경기도·한국토지주택공사(LH)·고양도시관리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총 3만8000여 호가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본격적인 아파트 공급은 이르면 2022년 말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2026년부터 입주가 시작되는데, 신도시의 특징상 어느 정도 도시의 형태를 갖추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때문에 예비 청약자들은 덕양구 내에서 올해 신규 분양이 활발한 덕은지구를 주목하고 있다. 덕은지구는 지난해부터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가 등이 공급되고 있다. 덕양구 택지지구 중에서 공급이 집중되고 있다. 덕은지구는 서울 상암·강서 마곡이 반경 3km 내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접근성을 높여주는 개발계획도 있다. 마포구 상암동과 영등포 양평동을 잇는 왕복 6차선 월드컵대교가 올해 12월 준공될 예정이다. 경의중앙역 수색역과 공항철도 DMC역 일대를 개발하는 수색역세권 개발 사업이 2025년 착공될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 1월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완료한 원종홍대선 덕은역이 2030년 신설될 계획이다. 약 30만3300㎡ 규모의 덕은 미디어밸리 사업이 조성 계획으로 덕은지구는 향후 상암DMC를 포함한 일대가 미디어산업으로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이러한 기대감은 지난해 분양시장에도 반영됐다. 지난해 덕은지구에서 분양한 ‘고양덕은대방노블랜드’(2019년 7월 분양), ‘고양덕은중흥S-클래스파크시티’(2019년 11월 분양), ‘덕은DMC에일린의뜰’(2019년 12월 분양) 등이 모두 1순위 해당지역에서 마감됐다. 특히 고양덕은대방노블랜드는 추가 모집이 평균 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덕은지구는 서울 상암과 강서 마곡과 맞붙어 있는 입지로, 사실상 서울 생활권이나 다름없다"며 "주거환경 개선시 삼송이나 지축지구처럼 인근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값을 뛰어넘을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덕은지구에서는 아파트는 GS건설이 이달 공급을 시작한다. A4블록에는 ‘DMC리버파크자이’(702가구), A7블록에 들어서는 'DMC리버포레자이'(318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GS건설은 이 단지들을 포함해 총 1600여 가구 규모의 자이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오피스와 오피스텔도 공급되고 있다. 위본건설은 덕은지구 상1블록에 ‘한강덕은DMC 워프라임 트윈타워’를 공급하고 있다. 오피스 365실과 근린생활시설 148실로 구성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덕은지구 업무 2·3블록에서 ‘힐스테이트 에코 덕은’(1229실)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