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이 손잡고 데이터센터, 사물인터넷(IoT) 기기용 인공지능(AI) 반도체(사진)를 개발했다. 전력 효율과 성능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SK텔레콤 등이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의 AI 반도체를 개발해 AI 인프라, 제품에 적용하는 실증 작업에 나선다고 7일 발표했다. AI 반도체는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량 등 AI 인프라의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고도의 성능을 지원하면서도 전력 효율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전력 소모량이 큰 데다 가격이 비싸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NPU는 인간 뇌의 신경망을 모방해 대규모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프로세서다. 적은 전력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 복잡한 상황을 인식하고 학습·추론하는 지능형 서비스에 적합하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시장 개척을 위해 개발 중인 제품도 NPU다.
이번에 발표한 AI 반도체는 서버용 초저전력 제품과 모바일·IoT 기기용 시각 지능 제품 두 가지다. 서버용 AI 반도체는 ETRI와 SK텔레콤이 개발에 참여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서버에 사용된다. 100원짜리 동전(17㎜×23㎜)만 한 면적에 1만6384개의 연산장치를 쌓았다. ETRI 관계자는 “초당 40조 번(40TFLOPS)의 데이터를 처리하면서도 전력 소모는 15~40W로 줄였다”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면 전력 효율이 10배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올 하반기 SK텔레콤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실증작업을 거칠 전망이다.
모바일·IoT용 제품은 사람의 시각처럼 사물을 인식한다. 지능형 폐쇄회로TV(CCTV)나 드론 등에 적용된다. ETRI와 전자부품연구원(KETI), 에프에이리눅스, 넥스트칩, 에이디테크놀로지가 함께 개발했다. 회로 면적을 성인 손톱 크기의 절반 수준(5㎜×5㎜)으로 최소화하면서도, 초당 30회까지 물체를 인식할 수 있다. 전력 소비는 기존 제품의 10% 수준인 0.5W로 줄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제품도 올 하반기부터 영상감시, 정찰분야 등 IoT 기기에 적용해 실증 작업이 이뤄진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