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19 역유입 우려에 해외 유학생에 "귀국 말라" 압박

입력 2020-04-07 11:16
수정 2020-04-07 11:2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 역유입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중국 정부가 해외 중국인 유학생에게 귀국하지 말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와 해외 공관은 최근 해외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중국으로의 귀국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라고 권고했다.

미국 위싱턴DC 주재 중국대사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정부는 많은 유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긴급하게 귀국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전세기를 마련하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전세기로 돌아오는 학생들은 전세기 비용은 물론 중국에 도착한 뒤 14일간의 의무 격리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대사관은 또 지난 3일 갑자기 미국의 의료시스템과 전염병 대응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코로나19 세계 확산의 책임을 져여 한다고 주장해오던 것과는 상반되는 입장이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차관은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정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귀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해외에 있는 중국인 유학생은 미국의 약 41만명을 포함해 16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 중 최소 142만 명이 여전히 해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이 인용한 온라인 조사에서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의 60%가 귀국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응한 4000명의 학생 대부분은 귀국길에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와 최근 두 배 이상으로 오른 항공료 때문에 귀국을 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