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뒤늦게 선대위에 합류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공동총괄선대위원장이 '원맨쇼'를 하며 당 선거를 이끌고 있다. 통합당 내부에선 김 총괄위원장이 없었으면 선거를 어떻게 치렀겠느냐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선대위에 합류하자마자 "'못 살겠다. 갈아보자'가 지금의 민심"이라며 "정부 예산 20% 조정 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예산 100조원 마련을 해야한다"며 경제 이슈를 던졌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의 기자회견 직후 당내에서는 정부·여당에 늘 뒷북만 치던 통합당이 모처럼 이슈를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내에서도 의견이 모아지지 않던 코로나19 대응 경제 대책을 '재정 100조+금융 100조+국채40조'로 공식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김 총괄선대위원장의 이슈 몰이에 황교안 통합당 대표 역시 "전 국민에게 50만원씩 지급하자"면서 힘을 실어줬다.
또한 지난 5일에는 '조국 선거' 카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구도를 형성했다. 6일 종로 유세 현장에서는 "이번 선거는 조국을 살릴 것인지 나라를 살릴 것인지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일부터는 80세의 노령의 몸을 이끌고 전국을 누비며 최대한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각종 막말 논란 속에서도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 황 대표가 '텔레그램 n번방 사태'를 두고 한 '호기심' 발언과 비례투표용지 관련 신체 비하 논란에 휩싸이자,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곧바로 황 대표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지면서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6일 김대호 서울 관악갑 통합당 후보가 "30대 중반부터 40대는 논리도 없고 무지하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자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즉각 "그 사람 성격상 문제가 있다"면서 선을 그었다.
통합당 관계자는 "선거는 결국 구도, 인물, 이슈로 치러지는데 김 총괄선대위원장이 구도와 이슈를 책임져주고 있다"면서 "뒤늦게라도 당에서 모시려 했던 이유가 선거를 리드할 수 있는 이러한 능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평소 리스크 관리를 누구보다 중시하는 사람"이라며 "각종 논란에 대한 수습도 이러한 맥락에서 대응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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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