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존슨 총리, 코로나19 증상 악화로 집중치료 병상으로 이동

입력 2020-04-07 07:54
수정 2020-06-25 00:0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보리스 존슨(55) 영국 총리가 증상이 악화되면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존슨 총리가 오후에 컨디션이 악화하면서 의료팀의 조언에 따라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총리는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에게 필요한 직무를 대행하도록 요청했다"며 "총리는 훌륭한 간호를 받고 있고, 모든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들의 수고와 헌신에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이날 오후 7시께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존슨 총리가 의식이 있다며, 산소호흡기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한 예방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리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존슨 총리는 열이 계속나는 등 증상이 완화되지 않자, 결국 일요일인 지난 5일 밤 저녁 런던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이날 오후에 트위터를 통해 "기분이 괜찮으며(good spirits), 바이러스와 싸우고 모두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 나의 팀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리실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의 정례브리핑에서 "총리가 어젯밤 런던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서 안정적인 밤을 보냈다. 그는 맑은 정신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리가 각종 공문 등을 전달받아 업무를 보고 있고, 여전히 국정을 책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존슨 총리의 상태는 악화되면서, 당분간 정상적인 국정 수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연구소(Institute for Government)에 따르면 영국은 총리가 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개입할 수 있는 부총리나 임시 총리의 헌법적 역할에 관한 공식적인 규정이 없다. 다만 총리는 자신이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권한을 대행할 인사인 일종의 '지정 생존자'(designated survivor)를 정할 수 있다.

정부연구소는 만약 재임 중인 총리가 사망하고 현재 보수당처럼 다수당 정부가 들어선 경우, 내각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즉시 후임을 추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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