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6일 방송토론회에서 코로나19를 ‘우한 코로나’라고 지칭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 위원장 캠프 측은 이 과정에서 “이 위원장이 ‘우한 코로나’ 발언 후 정정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못된 해명까지 해 논란을 키웠다.
오는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 지역구에 출마한 이 위원장은 이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강서구 화곡동 티브로드방송 강서제작센터에서 열린 종로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코로나19와 일자리 문제 등 현안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 위원장과 황 대표는 본격적인 토론회 시작 전 마이크 테스트 등을 위한 리허설에서 미리 준비한 모두발언 일부를 읽었다. 황 대표가 먼저 “‘우한 코로나’로 하루하루 불안 속에 계신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뒤이어 마이크 테스트에 나선 이 위원장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종로구민 여러분, ‘우한 코로나’로 얼마나 큰 고통과 불편을 겪으시는지 잘 알고 있다. 여러분을 뵐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라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방송국 제작진은 물론, 대기실에서 리허설을 지켜보던 기자들 수십 명이 이 위원장의 발언을 들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공식 명칭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혹은 ‘코로나19’로 통일해왔다. 특정 중국 지역에 대한 혐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반면 통합당은 바이러스 진원지인 우한을 명시하는 ‘우한 코로나’라는 명칭을 고수했다.
일부 언론이 이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지적하자 이 후보 캠프는 SNS 메신저를 통해 “일부 보도에 (이 위원장이) ‘우한 코로나’ 발언 후 정정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기사 정정 및 향후 보도에 참고해 달라”고 공지했다. 이 위원장이 ‘코로나19’를 언급하는 짧은 분량의 영상도 함께 첨부했다.
캠프 측의 해명과 달리 이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 녹화가 시작되기 약 10여분 전 진행된 첫 리허설에서 ‘우한 코로나’를 언급했다. 이 위원장 캠프 측은 논란이 커지자 해당 공지를 뒤늦게 삭제했다. 캠프 관계자는 “현장에 있던 관계자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서 공지를 올렸지만 확인해보니 언론의 지적이 맞았다”며 “공지를 일단 내리고 경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