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은 6일 텔레그램 내에서 아동 성 착취물을 유포한 이른바 ‘n번방’ 범죄의 원조 운영자로 알려진 '갓갓' 수사와 관련해 "상당히 의미 있게 접근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아직 추적 중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수사는 유의미하게 진전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범행은 고액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텔레그램에 일정 금액을 내야 들어갈 수 있는 비공개방을 만든 후 해당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식이다. 이 같은 범행은 갓갓이 n번방을 가장 먼저 만들어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고, ‘박사' 조주빈(24)이 만든 방은 유사한 범죄 중 가장 악랄하게 피해자들을 괴롭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미 검거돼 송치된 조주빈 외 핵심 피의자인 갓갓에 대한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 내 사이버수사 최고 베테랑 수사관을 경북지방경찰청에 투입하기도 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현재 갓갓 관련 수사를 전담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갓갓에 대한) 수사 단서로 삼을만한 몇 가지가 있어 추적하고 있고, 사이버수사에서 가장 경력이 오래된 정석화 총경이 투입돼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릴 순 있어도 분명히 피의자를 잡을 수 있고 자신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n번방 관련 수사를 진행해 현재까지 147명을 검거해 25명을 구속했다. 조주빈 등 주요 범죄자를 비롯해 이에 가담한 공범들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고 있는 것 상황이다.
민 청장은 "주요 범죄자와 거기에 가담해 같이 중요한 범행에 역할을 했던 사람들을 속속 검거하고 있고, 그들의 역할 관계, 단순가담자까지 범행의 전모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전모가 밝혀지게 되면 그들의 행위의 유형과 정도에 따라, 법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고, 조직성이 있는지에 대한 부분도 하나하나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범죄단체조직죄가 적용되는 건 조폭이 대표적이었지만 최근엔 보이스피싱이나 유사수신행위의 온라인상 범죄에 대해서도 범죄단체조직괴가 인정되는 판례가 나와 있다"라며 "이러한 사례를 검토해 이 경우에도 적용 가능한지 세심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