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제 먹고 검역통과한 유학생…일벌백계하겠다"

입력 2020-04-05 15:31
수정 2020-04-05 15:52

5일 방역당국이 해열제를 다량 먹고 공항 검역을 통과한 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10대 유학생 사례에 대해 단호한 일벌백계 엄중 처벌 방침을 밝혔다. 검역 조사 때 거짓 서류를 제출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앞서 4일 10대 미국 유학생이 입국 전 해열제를 20알 복용한 뒤, 미국 출국과 국내 입국 시 검역대를 무사통과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탓에 당국은 같은 비행기에 탔던 승객 20여명이 연이어 접촉자로 분류됐고, 부랴부랴 당국은 탑승자 파악에 돌입했다.

해당 학생은 미국에 머물던 지난달 23일부터 발열과 근육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었지만 다음날 한국행 비행기를 몸을 싣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열제를 20알 다량 복용해 미국뿐 아니라 인천공항 입국 검역대를 그대로 통과했다. 부모의 차를 타고 부산 자택으로 이동한 뒤 이튿날 부산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5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해열제 복용 사례는 국민에)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는 위법하고도 아주 잘못된 행동"이라며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토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불법 행위가 탑승 전후 기내는 물론 도착 후, 이동 중, 이동 후 자가격리 중 접촉했던 사람들에게 큰 감염 위험이 됐다는 판단이다. 권 부본부장은 이어 "일벌백계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민 한분 한분,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모든 분도 경각심을 일으켜 다시는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국은 검역 조사 때 거짓 서류를 제출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는 법적 원칙을 다시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최근 검역과정에서 거짓 내용을 진술하거나 또는 격리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 경우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자발적인 사실 신고, 조기에 검사를 받는 게 무엇보다도 본인과 가족, 동거인, 지역공동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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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