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거두며 역대 최대 주주배당을 했다.
5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두 회사의 2019년도 배당금은 총 1380억원이다.
이는 전년(1042억원)보다 32.4%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대다.
벤츠 코리아가 783억원이고, 벤츠 판매와 연계해 할부금융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벤츠 파이낸셜 코리아가 597억원이다.
지난해 벤츠코리아 배당은 전년(557억원)보다 40.7% 뛰었다. 지난 5년간 배당금은 2840억원에 달한다.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인 배당성향은 2018년을 제외하면 50%가 넘는다.
벤츠 파이낸셜은 2018년(485억원)부터 2년간 1082억원을 지급했다. 벤츠코리아의 주주는 메르세데스벤츠(51%)와 스타오토홀딩스(49%)다.
벤츠 파이낸셜은 메르세데스-벤츠 아시아 GMBH(80%)와 스타오토홀딩스(20%)가 주주로 있다. 스타오토홀딩스는 세계 최대 벤츠 딜러사이자 말레이시아 화교 재벌인 '레이싱 홍'의 자회사다.
지난해 양사로부터 벤츠 측은 877억원, 스타오토홀딩스는 503억원을 배당받았다. 전년엔 각각 672억원과 370억원이었다.
벤츠는 작년 판매량이 7만 8133대로 전년보다 10.4% 늘어나며 한국 수입승용차 시장에서 4년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주요 모델 가격이 7000만원대인 E클래스가 출시 3년 만에 10만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BMW와 아우디 등 다른 독일 브랜드들이 여러 악재에 발목이 잡히고 일본차가 불매운동에 타격을 입은 사이에 벤츠가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말 기준으로 한국에 등록된 벤츠 차량은 48만대가 넘는다. 벤츠코리아의 작년 매출액은 5조 4378억원으로 전년보다 21.5% 뛰었다.
5년 전에 비해 2.5배로 뛰었고, 10년 전인 2009년(6751억원)에 비하면 8배가 넘는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훨씬 높다. 작년 영업이익은 2180억원으로 전년(1547억원)보다 40.9% 증가했다.
이 같은 고속 성장세는 본사에서도 인정하는 수준으로, 한국은 벤츠에서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큰 승용차 시장이다.
한국에서 성과는 다임러그룹 본사가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해 다임러그룹은 순이익이 64% 떨어졌다. 이 중 메르세데스-벤츠 사업부는 지난해 판매는 0.1% 증가하는 데 그쳤고 세전이익(EBIT)은 53% 감소했다.
벤츠코리아와 벤츠파이낸셜은 직원 수가 많지 않아서 1인당 이익이 상당히 크다. 보고서 제출시점 직원은 각각 267명과 115명이다.
벤츠코리아는 배당은 크게 증가했지만 기부금은 30억원으로 전년보다 3억 8000만원(14.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