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일 만에 국내 확진 1만명 넘어…환자에 감염된 의료진 첫 사망

입력 2020-04-03 16:01
수정 2020-04-04 00:29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었다. 첫 확진자가 나온 지 74일 만이다.

질병관리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86명 늘어 1만62명이라고 3일 발표했다. 코로나19 환자가 1만 명을 넘은 나라는 이날 한국이 추가되면서 15개국으로 늘었다.


국내 코로나19 1차 유행은 1월 20일 시작됐다. 국내 첫 확진자가 확인되면서다. 1월 19일 중국 우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36세 중국인 여성이다. 검역단계에서 발열 등의 증상을 호소해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고 격리치료 18일 만인 2월 6일 퇴원해 중국으로 돌아갔다.

첫 환자가 확인된 뒤 중국, 일본, 태국 등 해외에서 유입된 환자와 이들의 접촉자를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발생하던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2월 16일 전환기를 맞았다. 29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82세 남성이 코로나19 의심증상으로 2월 15일 고려대안암병원을 찾았는데 이 환자가 누구로부터 감염됐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지역사회 감염이 퍼졌다는 신호였다.

2월 18일 신천지대구교회 신도인 31번 환자(61·여)가 확진되면서 2차 유행이 본격화됐다. 신천지대구교회 신도와 이들의 접촉자를 중심으로 대구·경북에서 대규모 집단 감염이 일어난 사실이 확인됐다. 대구지역 확진자는 6734명, 경북지역 확진자는 1309명으로 국내 확진자의 80%가 이 지역 환자다.

국내 코로나19 확산 양상은 지난달 10일께부터 다시 변화를 맞았다. 서울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이 확인되고 유럽, 미국 등 해외에서 유입되는 환자가 증가하면서다. 국내 3차 유행의 시작이다. 국내 확진자 중 해외 유입 환자는 647명으로 늘었다. 이들 중 59%는 지역사회 활동을 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외 유입 환자의 상당수는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3일 추가된 서울지역 환자는 25명이다. 해외 유입 관련 환자는 19명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용산구 블루스퀘어 극장에서 열린 ‘오페라의 유령’ 출연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관람객 8578명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의료기관 집단감염도 늘고 있다. 경기 의정부성모병원 확진자는 5명 추가돼 27명으로 늘었다. 한 건물에 입주한 제2미주병원 4명, 대실요양병원 2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2미주병원 확진자는 151명, 대실요양병원은 97명이다. 대구 서구의 한신병원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종교시설을 통한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시는 집회금지명령을 위반하고 지난달 29일 일요예배를 강행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종암경찰서에 고발했다.

중증 환자가 많이 입원한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가 퍼지면서 국내 치사율도 높아지고 있다. 경북 경산에서 환자를 진료한 뒤 코로나19에 감염돼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받던 60세 내과 의사가 숨졌다. 국내에서 의료인이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요양병원에 입원해 확진 판정을 받은 고령 환자들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177명으로 늘었다. 치사율은 1.8%로 높아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단시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회 전반적인 문화나 일하는 제도, 회의하는 형식을 바꾸는 새로운 일상을 찬찬히 담대하게 준비할 시점”이라고 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2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시한이 5일로 다가오면서 이를 연장할지 등을 고심하고 있다. 4일 구체적인 방침을 발표한다.

이지현/하수정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