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모든 걸 바꿔놓고 있습니다. 의료 시스템은 물론 정치 경제 예술 등을 가리지 않습니다. 우리 생활습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가 지나간 뒤 세계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코로나 이후’를 조망하는 명사 칼럼을 최근 게재했습니다.
WSJ와 독점 제휴를 맺고 있는 한국경제신문이 화제를 모았던 이 칼럼 17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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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은 "밀물이 빠져나가면 누가 벌거벗고 수영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가 닥치면 누가 무방비 상태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연방정부가 처한 상황이 딱 그렇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우리가 수십년 간 공중보건 시스템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전국적인 전염병이 경제 침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
지난 몇 주간 주정부와 지방 당국은 연방(중앙)정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일선 병원 직원들과 의사, 간호사 외에도 영웅들이 나왔다. 에릭 가세티 로스엔젤레스(LA)시장과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 그레첸 위트머 미시간주지사 등이다.
하지만 연방정부를 대신할 수 있는 리더십은 없다. 허리케인 '앤드루'가 발생했던 1992년으로 돌아가 보자. 44명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연방재난관리처(FEMA)의 허술한 대응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정부는 변하기 시작했다. 1년 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제임스 리 위트를 FEMA 국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효과적이고 신속한 재난 대응 체계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5년 조지 W 부시 정부의 미숙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응을 반면교사로 삼아 2010년 시추시설 '딥 워터 호라이즌' 폭발 사고에 적극 대응했다.
국가적인 위기가 닥쳤을 때는 연방정부의 해결책이 필요한 법이다. 지방정부들이 서로 경쟁하며 마스크와 산소호흡기 쟁탈전을 벌이도록 해서는 안 된다. 중국 등 다른 국가로 코로나19가 전파되는 지 감시하는 업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몫이다. 지방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지방정부는 국립보건원(NIH)처럼 큰 규모의 코로나19 관련 연구 지원금을 마련할 여력도 없다.
시카고 지방정부는 연방정부 지원 없이 무상 전문대학을 만들었다. 교육부와 함께 일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다. 교육부는 지원 의지 자체가 없었다. 시카고의 오헤어 공항 확장 사업도 마찬가지다. 교통부가 협력을 제안했다면 우리는 기쁘게 맞손을 잡았을 것이다.
당파성을 떠나 중앙정부에 대한 좌절은 계속되고 있다. 지방정부와 각 지역 지도자들이 앞장서는 이유는 기회뿐만 아니라 필요성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일이든지 연방정부를 파트너로 두는 것이 좋다.
내년 1월 새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한다. 차기 정부는 지방 정부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관심을 기울이길 바란다.
원제=It’s time for Washington to step up
정리=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