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 기자] 스마트폰의 개발은 우리에게 깊고 넓은 네트워크를 활성화했다. 오프라인에서의 대인관계는 어색한 반면에 온라인에서는 금세 친해지며 관계를 쌓는다. 태어났을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돼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는 별명을 가진 만큼 인터넷 안에서 개인 공간을 찾는 이들은 개성과 취향에 대해 당당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Z 세대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기준은 없으나 통계학자들은 일반적으로 1997년생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로 책정한다. 급속도의 경제 발전 속에 태어나 자랐으며 풍요로움을 누린 X 세대, 기성세대들과 문화적 괴리가 심해 교육정책의 혼선이 빚어졌던 Y 세대를 거치며 ‘표현의 방식’ 또한 발전한 이들은 개방적인 사고관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전의 세대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미디어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던 이전 세대들에 비교했을 때 시간적,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다원화된 커뮤니케이션을 나눈다는 특성이 있다. 다른 도시, 다른 나라를 막론하고 또래 친구, 혹은 전 세계적 저명인사에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 그만큼 새로운 정보를 탐색하고 수많은 정보를 학습하게 돼 실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1995년 이후에 태어나 아직 경제적 자립을 못한 Z 세대는 갓 취업을 했거나 대부분 학업을 수행하고 있다. 무한한 정보와 접근이 가능한 세대인 만큼 이전 세대보다 만족시키기 어렵고 까다로운 소비자 계층. 그중 상당수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낮다. 하지만 이들이 지닌 가치는 깊은 곳에 숨어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아직 경제활동은 거의 없지만 잠재적인 구매력을 지녔기 때문에 눈여겨 봐야 하는 재목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바로 브랜드의 윤리의식을 강조하고 상품 제조 소싱 시스템에 대해서 양심적인 공개를 원하기 때문. 패션, 뷰티 분야에서 두터운 사회성을 갖췄기 때문에 문화를 선도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이번 기획 기사에서는 Z 세대의 패션과 그에 따른 마케팅 트렌드에 대해 탐구해보고자 한다.
다원화된 패션 ‘스트리트 웨어(Street Wear)’
2010년대 중반부터 새로운 인기를 표출하고 있는 스트리트 웨어는 조금 더 과감해졌다. 서브컬쳐적인 성향을 갖춘 스트리트 웨어는 런웨이 무대보다 ‘인스타그램(Instagram)’을 비롯한 다양한 SNS 매체 속에서 더욱더 빛난다. 90년대를 넘어서 틴에이저 시장에 굳건히 자리 잡은 힙합 음악을 느끼고 음악과 패션을 뒤섞는다. 백인 중심인 하이 패션계와는 다르게 다양성과 창조성이 결합하여 있기 때문에 반사회적인 무드도 강하다.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수프림(Supreme)’의 협업, ‘디올(Dior)’과 ‘에어 조던(Air Jordan)’의 협업은 스트리트 웨어가 더는 마니아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하이 패션 브랜드들의 협업 제의를 받는 이유는 그들이 SNS에서 가질 비주얼적 어드밴티지가 무한하기 때문. 그 중심부에는 Z 세대의 열광적인 관심이 두드러진다.
스트리트 패션 신 아이콘 ‘레오 만델라(Leo Mandella)’
‘수프림이 낳은 아들’이라고 불리는 레오 만델라는 Z 세대의 대표적인 아이콘이다. 올해 18살인 그는 새 옷을 사기 위해 한 해 약 1000만 원 이상을 지불하는 ‘큰 손’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아웃핏(Out Fit)’으로 처음 화제를 모았던 만큼 그의 주 무대는 SNS 세계. 간혹 어린 나이에 너무 사치스럽다는 평을 받지만 그만의 패션 세계는 흥미롭고 다채롭다.
때로는 ‘골프왕(Golf Wang)’의 파스텔 핑크, 화이트 컬러 조합으로 중성적인 매력을 뽐내기도 하며, 때로는 ‘구찌(Gucci)’의 브라운 세트업과 크로스백으로 젠틀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Z 세대의 특징이기도 한 ‘스트리트 패션의 다양성’은 그의 패션을 한마디로 정의해준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당연하게도 수프림. 매장에서 구할 수 없는 제품은 ‘그레일드(Grailed)’ 같은 중고 거래를 통해서라도 구한다. Z 세대의 패션 소비 특성을 잘 보여준 셈.
스파이더 맨의 여주인공? ‘젠다야 콜맨(Zendaya coleman)’
178cm의 큰 키와 군살 하나 없는 허리를 돋보이는 그는 내추럴하고 편한 복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크롭 셔츠와 와이드 팬츠를 주로 착용하며 이때 밑위 길이가 긴 하이 웨이스트 팬츠를 활용해 잘록한 허리를 강조한다. 본인의 장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유스 컬처 패션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
그렇다고 캐주얼 웨어만 소화하는 것은 아니다. 시상식에서는 허리와 가슴선이 커팅된 파격적인 홀터넥 드레스를 선택하기도 하며 파스텔컬러 세트업을 착용하기도 한다. 다양한 착장 중에 대중들에게 가장 ‘젠다야’스럽다고 여겨지는 스타일은 매니시룩. 박시한 셔츠의 윗단추 두 개만 잠그고 아래는 풀어헤친 것처럼 과감한 연출을 드러낸다. (사진출처: 수프림, Fucking Young!, 스플래쉬 뉴스, 레오 만델라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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