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황교안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을 옹호했지만 역풍을 맞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과 관련 "호기심에 들어왔다가 막상 보니 '적절치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 최고위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교안 대표가 법조인 출신이라 이런 사건에 대해 법률적인 판단 능력이 부족한 분은 아니다"면서 "일반적인 음란물 열람사건 등의 경우를 연상하고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두둔했다.
그는 "예를 들어 누가 온라인 광고로 자주 뜨는 '매력있는 이성을 만나보세요'라는 카톡링크를 보내서 호기심에 들어가본 경우 정도를 상정하고 한 법리적 판단인데, 이건 법조인이라면 검사, 판사를 막록하고 누구나 가져야 할 '억울하게 처벌받지 않는 사람이 없어야 된다'라는 방향에서의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최고위원은 "하지만 나는 이번 사건에서는 고의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억울한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판단했다. "이번 n번방 사건에서는 두 가지 고의성을 나타내는 단계가 존재하는데 텔레그램에 비밀번호를 넣고 방에 들어가는 과정과 암호화폐를 지불수단으로 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황 대표의 발언은 법조인으로써의 경험에 비해 텔레그램 암호화폐라는 두 기술의 익명성이 가지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발생한 실수라고 볼 수 있다"면서 "기술적인 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 미흡함을 인정하고, 수정된 입장을 내놓으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의 황 대표 감싸기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 네티즌들은 "몰랐다는 게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모르고 그랬을 수 있지만 얼마나 n번방 사건을 가볍게 보면 알아보지도 않고 말하겠느냐"는 지적이다.
강민진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역시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황 대표의 n번방 관련 발언을 대신 변명해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면서 "황 대표가 정말로 '이해하지 못해서' 말실수를 한 것이라면 바로 그 무지가 잘못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령 그 발언이 무지로 인한 말실수라 하더라도, 국민들의 절실한 문제에 함께 절실함을 느끼기는커녕 별 관심도 없었다는 무관심을 증명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제1야당의 대표로서 우리 사회의 이토록 중대한 사안에 대해 살펴보고 공부하지 않은 책임은 황교안 대표에게 있다 깊이 부끄러움을 느껴 사퇴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