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프레임(구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은 한·일전"이라며 미래통합당을 '친일' 프레임에 가두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윤석열을 지키자"며 '윤석열 수호' 프레임을 내세웠다. 선명성을 강조해 지지세를 모으려는 전략이지만, 거대 정당이 정책 승부는 외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2일 라디오에서 "공천과 비례 위성정당의 면면으로 볼 때 여권이 철저히 친문(친 문재인), 친조국 공천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조국을 살리고, 윤석열을 쳐내려는 쪽과 정권의 위선을 드러내고 윤석열을 지키는 쪽의 한판 승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범여권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대상 1순위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꼽고, 검찰총장을 '검찰청장'으로 낮추는 등 '조국 수호' 공약을 마련했다. 통합당은 '조국 대 윤석열' 구도로 이번 총선에서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은 '반일 대 친일' 구도를 내세웠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는 최근 민주당 후보들에 보낸 대외비 문서에서 "우리 국민은 이번 선거를 ‘한·일전’이라고 부른다"며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 경제와 산업이 위협받는 와중에도 통합당은 일본에 대한 비판 대신 우리 정부 비난하기에만 몰두했다"고 했다. 반면 통합당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정부의 외교 정책을 '친중 사대주의(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로 규정하며 반중(反中) 정서를 자극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유권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강력한 표현이 프레임"이라며 "여야의 프레임에 국민들이 얼마나 공감할지가 선거 판세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