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첫 소방관 출신이 이번 총선에서 국회 입성에 도전한다. 더불어민주당 5호 영입 인재 오영환 후보 이야기다. 그는 현재 경기 의정부갑 선거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역 연고가 없다'라는 경쟁 후보들의 지적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이다.
오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전략공천을 받은 만큼 당으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다. 예비후보 때 지역 조직은 오 후보가 아닌 문석균 무소속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오 후보는 '암벽 여제' 김자인의 남편 오영환도, 소방관 오영환도 아닌 국회의원 오영환을 준비하고 있다. 지지율도 상승곡선에 올라 그에게 자신감이 묻어났다. 다음은 오 후보와의 일문일답.
▷ 의정부갑은 최근 논란이 가장 많은 지역구다. 조직 도움 없이 혼자 선거를 치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현 상황은 어떠한가?
이제는 그때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지역 내 민주당 현역 도의원이 2명인데 모두 저를 돕고 있다. 총선 예비후보로 뛰었던 장수봉 후보까지 선대위원장으로 오셔서 열심히 도와주신다. 뿐만 아니라 중앙당 당직자와 도당 당직자, 그리고 여러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캠프가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그 이후로 분위기가 더 좋다. 더 낮은 자세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 전략공천을 받은 뒤 지역에 있는 인사들과 접촉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또 문석균 무소속 후보와의 접촉 과정도 궁금하다.
지방 의원님들과 핵심당원들을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게 마땅히 예를 다하는 거라 생각했다. 제가 의정부에 온 이유를 말씀드리고 도움을 청하고 싶었다. 문석균 후보에게 어떤 접촉을 했는지는 소상히 말씀 못 드리는 부분이 있다.
▷ 한 때 '갑질 논란'을 빚었다. 경기도당 차원의 해명이 나왔지만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해달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갑질을 한 적이 없다. 당시 경기도당에서 총선을 앞두고 의정부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후보자와 해당 지역구 시도의원들과 회의를 주관하고 있던 것으로 안다. 그 과정에서 경기도당 관계자가 시도의원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제가 갑질을 했다는 기사가 나와 당황스러웠다.
▷ 문 후보 측에서는 오 후보를 향해 "의정부에 연고가 없다"고 지적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선관위에서 문 후보가 예비홍보물에 저를 의정부와 연고도 없는 후보라고 적시한 것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선관위에 생활기록부도 제출했지만 저는 의정부서초등학교를 다닌 적이 있다. 이런 허위사실로 선거를 치른다는 게 안타깝다. 급하다고 거짓말로 선거를 치러서는 안 되지 않은가.
▷ 문 후보는 '아빠 찬스'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의 결정에 불복하면서 이렇게까지 출마를 강행하는 문 후보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그 분의 정치적 선택에 대해 제가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다만 민주당을 중심으로 함께 했다면 더없이 좋았을 텐데 안타깝다.
▷연고가 없다는 지적과 다르게 의정부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의정부와의 인연에 대해 설명해달라.
저는 의정부와 밀접한 동두천에서 태어났고, 의정부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아버지가 군 전역 후 장만하신 아파트가 호원동 쌍용아파트였는데, 사업실패로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금의 서초등학교 앞 반지하로 이사를 가야 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결국 부산의 할머니 집으로 이사를 갔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만 없었다면 의정부에서 계속 살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랬다면 내가 소방관이 안 됐을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때 화재현장에서 생활의 터전을 잃고 울부짖는 사람을 보면서 의정부에서 집을 잃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던 부모님 모습이 떠올라 소방관이 되기로 결심했다.
▷ 인간 오영환과 소방관 오영환은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가.
아버지가 직업군인으로서 국가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살아오셨다. 국가에 대한 아버지의 헌신과 사명감을 내가 물려받은 것 같다. 가족들이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정직한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소방관 오영환도, 인간 오영환도 사회적 약자와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삶에 큰 기쁨을 느낀다.
▷ 정치에 뛰어들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정치인 오영환'은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가.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해경과 소방방재청 해체라는 책임전가식 대책에 참을 수 없었다. 그건 국민을 안전하게 하는 대책이 아니라 더 위험에 빠트리는 대책이었다. 그때부터 소방방재청 해체 반대와 소방관 국가직화를 위한 1인 시위를 하고, 책과 강연 등을 통해 사회에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던졌다. 소방직 국가직화에 앞장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작년 말 영입제안을 했고 고민 끝에 제안을 수락했다. 무능한 정치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올바른 정치가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지난 몇 년간 분명히 보았기 때문에 나 역시 정치로 더 많은 생명을 살리자고 결심했다.
▷ 문 후보 그리고 강세창 미래통합당 후보와 비교할 때 본인의 강점은 무엇인가?
두 분 다 좋은 분들이지만 10년간 온몸 바쳐 소방관으로 살아온 제가 사회에 대한 헌신과 체력적인 측면에서는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싶다.
▷ 이번 선거에서 주요한 전략이 있다면?
선거를 전략으로만 보지 않는다. 의정부 시민 한 명 한 명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노력을 다할 뿐이다. 진인사대천명이다. 제가 더 겸손하고 집권여당 후보다운 책임감으로 다가간다면 시민들이 그 마음을 알아주시지 않을까. 더군다나 코로나 사태로 의정부 시민들이 많이 힘들어 하신다. 그분들께 힘이 될 수 있는 방안이 뭐가 있을지 연구해서 당의 정책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 그 밖에도 의정부갑 선거 승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지역 현안은 무엇인가?
의정부의 질적 발전이다. 미군부지를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중요하고, 의정부를 가장 안전한 스마트 안전도시로 만들겠다. 저에게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다. 정책설계를 위해 전 청와대 정책실장님이신 김수현 실장님도 돕고 계신다. 당의 민주연구원에서도 돕고 있다. 당선된 후 경기도와도 협력해 의정부를 명실상부한 경기 북부의 중심도시로 디자인해 나가겠다.
▷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의정부 시민 여러분께서 따뜻하게 격려해주시고 다정하게 인사해주셔서 매우 감사하다. 하지만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선거 운동을 한다는 게 조금 송구하기도 하다. 더 겸손하고 차분하게 선거 운동을 하겠지만 유권자 여러분들께 혹시라도 불편을 느끼게 했다면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를 국회로 보내주신다면 누구나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생명의 안전을 넘어 생계안전, 주거안전, 교육안전 등 인간 존엄성의 안전을 지키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드린다. 오랫동안 새로운 인물이 나오지 않던 의정부에 새바람을 일으킬 힘 있는 여당 후보 저 오영환에게 힘을 모아 달라 간절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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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