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우한의 사망자 수가 공식 통계인 2500여 명보다 훨씬 많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보도했다.
우한시는 4월 8일 봉쇄령 해제를 앞두고 지난주부터 유족들이 시내 여덟 곳의 화장장·장례식장에서 코로나19 사망자의 유골을 받아갈 수 있도록 했다. 우한 당국은 지난 1월 23일 엄격한 봉쇄령을 내려 장례식은 물론 유골 수습도 금지했다.
유골을 받기 위해 유족들이 길게 늘어선 사진과 동영상 등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공식 통계를 크게 웃도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중국 매체 차이신은 지난 25~26일 한 장례식장으로 5000여 구의 유골을 운반했다는 트럭 운전사의 제보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 보도와 함께 게재된 사진에는 장례식장 바닥에 유골 3500여 구가 쌓여 있었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우한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이날까지 총 2548명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현지 언론들은 우한뿐 아니라 중국 전체 사망자 수가 축소됐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감염 의심 증상을 보였더라도 확진판정을 받지 못한 채 사망하면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진료조차 못 받고 사망한 사람도 많다는 지적이다.
이런 통계 논란 속에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중국이 그동안 공식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무증상 감염자 데이터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이나 한국과 달리 무증상자를 공식 통계에서 제외해왔다.
이날까지 집계된 확진자 8만1518명은 모두 유증상자다. 최근에는 무증상 감염자가 4만3000여 명에 이른다는 정부 기밀 자료가 언론에 노출되기도 했다.
한편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0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월의 35.7은 물론 시장 예상치 45.0을 크게 웃돈 수치다.
대형 국유 제조업체 3000곳의 신규 주문과 출고가, 재고량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산출하는 제조업 PMI는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세를, 밑돌면 경기 위축세를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3월부터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급감하자 진원지인 우한 등 후베이성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경제 정상화를 강력히 추진했다. 코로나19로 멈췄던 공장들이 본격적으로 재가동되면서 3월 제조업 PMI가 극적으로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