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美 감독위에 딜로이트 안진 고발

입력 2020-03-31 11:22
수정 2020-03-31 11:24


교보생명이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0)에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을 평가업무 기준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딜로이트 안진이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 4곳이 보유한 풋옵션(특정가격에 팔 권리)의 공정시장가치(FMV)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기준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FI의 풋옵션 행사시점은 2018년 10월 23일임에도 딜로이트는 FMV를 산출하면서 행사시점이 아닌 2018년 5월 기준 직전 1년의 피어그룹 주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엔 주요 유사기업의 주가가 고점인 상황이어서 풋옵션행사가격이 과대평가됐다고 교보생명 측은 보고 있다.

교보생명 최대주주는 2012년 9월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 FI와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FI는 풋옵션을 행사했고 교보생명은 계약의 적법성, 유효성에 문제가 있음을 근거로 응하지 않고 있다. 양측은 현재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서 중재 절차 중이다.

FI의 풋옵션 행사시점은 2018년 10월 23일이다. 딜로이트는 FMV를 산출하면서 행사시점이 아닌 2018년 6월 기준 직전 1년의 피어그룹 주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간에는 삼성생명, 오렌지라이프 등 주요 피어그룹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가 포함돼 있다. 딜로이트가 산출한 가격은 주당 40만9912원이다.

교보생명은 딜로이트 안진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딜로이트 글로벌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소송 준비를 마쳤고 곧 소장을 접수할 방침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회사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번 고발 조치와 향후 진행될 소송 또한 고객, 투자자, 임직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기업가치의 안정성을 제고하고자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