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선언 이후 두 달 가까이 잠행을 이어온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복귀 후 잇따라 선거 캠프를 찾아다니고 있다. 특히 옛 새로운보수당 출신인 '친유승민계' 인사뿐만 아니라 '원조 친박(박근혜)' 언급까지 하며 계파를 넘나들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 27일 진수희 서울 중·성동갑 후보의 선거 캠프를 찾으며 정계 복귀를 알렸다. 진 후보는 이명박 정부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던 인사로 대표적인 친유계 인사로 불린다.
유 의 원은 진 후보를 만난 이 자리에서 "수도권에 서울 경기·인천 제가 도움이 되는 후보가 있으면 언제든지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도우려고 한다"고 했었다.
이어 29일 오전에는 지상욱 중·성동을 후보를, 같은 날 오후엔 김웅 송파갑 후보를 찾아가 지원했다. 지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는 "저를 싫어하시는 보수층 유권자도 계시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특히 수도권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후보께는 어떻게든 시간을 내 원하는 방식으로 도와드리겠다고 결심했다"라고 잠행을 깬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 후보를 만난 뒤에는 "사실 난 원조 친박으로 분류됐었다"면서 "친박이다 친이(이명박계)다 진박(진실한 박근혜계)이다 친홍(홍준표계)이다 친황(황교안계)이다 따지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새 시대에 돌입했다"며 친유계 인사들뿐만 아니라 다른 계파인 인사들 지원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30일에도 수도권 후보 지원을 이어간다. 오후부터 송한섭 양천갑 후보와 유경준 강남병 후보 선거사무실을 잇따라 들를 예정이다. 송 후보는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영입 인사, 유 후보는 친박 유기준 의원의 동생인 만큼 친유계와는 거리가 있는 인사들이다.
31일엔 정유섭 인천 부평갑 후보, 정승연 연수갑 후보, 정승일 서울 중랑갑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찾는다.
이 같은 유 의원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은 "그가 평소 내걸었던 '개혁보수' 이미지를 십분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했다.
통합당 소속 한 의원은 "유 의원은 자신의 무기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면서 "당내에서도 유 의원의 수도권 험지 공천을 통해 그가 수도권 선거를 이끌어주기 바랐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개혁보수 이미지 공고화를 넘어 이제는 계파를 아우르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면서 "보수통합 과정에서 존재감을 잃었지만 이번 수도권 선거 유세를 통해 어느정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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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