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사명 변경이 잇따르고 있다. 해외 진출이나 사업구조 개편, 이미지 쇄신 등을 목적으로 30여 곳의 기업이 주주총회 기간 중 간판 바꿔 달기에 나섰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기 주주총회 기간에 사명 변경을 결정한 기업은 총 35곳이다. 신일 선풍기로 유명한 신일산업은 신일전자로 사명을 바꿨다. 선풍기 업체로 굳어진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종합가전업체로 변신하기 위해서다. 신일은 연간 매출의 90%에 육박하는 선풍기와 난방용품 등 계절 상품이 최근 이상기온으로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자 초고속 블렌더, 공기청정기 등을 출시하며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태경화학은 태경케미컬로 사명을 바꿨다. 회사 측은 “해외 사업을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영문 사명과 한글 사명을 동일하게 맞췄다”고 설명했다. 회사명을 간결하게 바꾸는 사례도 많았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이지웰페어는 이지웰로 사명을 변경했다. 철강선 제조 업체 영흥철강은 영흥, 정보보안 업체 파수닷컴은 파수로 각각 간판을 바꿔 달았다.
사명 변경에는 최대 수백억원의 비용이 든다. 사명 변경에 따른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를 개발하고 홍보하는 등 순차적으로 지출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업이 사명을 변경하는 이유는 사업 확대나 해외 진출 추진 등 구조적 변화를 추진하고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 위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영 실적이 안 좋거나 경영권 문제가 있는 경우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사명을 변경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사명 교체 이유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