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지급받은 마일리지 포인트를 해외 주식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온다. 통신과 금융정보를 결합해 전화가 오는 즉시 보이스피싱인지 확인해주는 서비스도 조만간 출시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혁신금융서비스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7건의 서비스가 최장 4년간 관련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금융 규제 샌드박스’에 포함됐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선정한 혁신금융서비스는 총 93건으로 늘었다.
○스타벅스 포인트로 해외주식을
신한금융투자는 이번에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글로벌 주식 스탁백 서비스’를 조만간 내놓기로 했다. 카페, 제과점, 의류 전문점 등에서 소비자가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쌓은 마일리지를 바로 투자에 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사전에 소비자 동의를 얻고, 제휴업체가 증권사 계좌에 소비자 마일리지를 전달하면 즉시 주식 매매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비금융 마일리지를 활용한 주식투자는 그동안 ‘투자중개업’에 해당해 막혀 있었지만, 이번에 예외 적용을 받았다. 즉 ‘스타벅스 포인트’로 해외 주식을 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소비자가 보유 마일리지를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고, 보다 쉽게 해외 우량주식에 접근할 수 있는 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와 이동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통신정보와 금융정보를 결합한 보이스피싱 방지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소비자 휴대폰에 전화와 문자가 수신되면 해당 번호의 사기 여부를 판단해준다. 통신사가 특정 번호를 식별할 수 있는 데이터를 나이스평가정보에 전달하면 이 번호가 대출사기와 보험사기에 연루된 기록이 있는지 알려주는 방식이다.
KT의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플랫폼 서비스’도 이번에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KT는 부산시와 협력해 지역사랑상품권인 부산동백전을 발행하고, 부산 내 가맹점에서 지급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KT가 발행한 선불전자지급수단(동백전)의 운용과 결제를 부산시에 위탁할 수 있도록 특례를 받았다.
이동통신 기지국 기반 위치확인 서비스를 개발하는 핀테크 기업 엘핀은 휴대폰 유심카드를 활용해 출금동의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오는 9월 내놓기로 했다. 기존에는 서면, 전자서명, 전화녹취, 자동응답전화(ARS) 인증을 통해서만 출금동의를 받을 수 있었다. 엘핀은 유심카드에 기록된 개인정보를 출금동의에 활용할 수 있도록 특례를 얻었다. 결제, 요금납부, 추심 등에 쓰이는 출금 이체에 소요되는 시간이 기존 5분에서 1~3초로 단축되고, 인증 비용도 건당 50원으로 기존 대비 절반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보험도 개인보험처럼 간편하게
현대해상은 기업 보험을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기업 보험은 개인보험에 비해 기술 혁신이 더딘 것으로 평가돼왔다. 대면 계약을 통해 법인인감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고, 가입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도 3일에서 5일로 긴 편이었다.
금융위는 이번에 법인 소속 직원이 모바일 화면으로 자필서명을 하면 이를 법인 혹은 사업자 서명으로 인정해주도록 보험업법에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해상은 기업보험 가입 소요 시간이 3~5일에서 10~20분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SK플래닛과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오라인포는 각각 ‘온라인 대출비교·모집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인정받았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