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안 와도 골프클럽 공짜로 빌려줍니다"

입력 2020-03-30 15:09
수정 2020-03-31 00:24
3, 4월은 골프용품업계의 성수기다. 시타회, 프로암 등 고객과의 ‘스킨십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올해는 사정이 녹록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모든 행동이 조심스럽다. 요란하게 행사를 열 수도, 돈 들여 만든 신제품을 가만히 놔둘 수도 없어 고민이 많다.

골프용품업계가 ‘언택트(untact·비접촉) 마케팅’을 대안으로 빼들었다. ‘체험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운 골퍼들에게 클럽을 배송해 직접 써본 뒤 구매를 권유하는 방식이다. 자사 제품에 자신이 있기에 가능한 홍보 방법이다.

야마하골프는 그중에서도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무료로 클럽을 빌려주는 ‘2020 리믹스 원정대’(사진) 이벤트다. 2020년형 리믹스 시리즈를 배송기간을 포함, 1주일간 사용해 본 뒤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고객 서비스다. 택배로 제품을 보내고 받기 때문에 직원과 고객이 접촉할 일이 없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건 왕복 택배비가 전부다. 선착순 매월 500명이 대상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자를 모집하고, 원정대에 들면 아이언 세트 등의 경품도 받을 수 있다.

야마하골프 국내 총판을 담당하는 오리엔트골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골퍼들의 매장 방문이 어려워져 고민하다 우리가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마련했다”며 “제품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제품을 써본 많은 사람이 구매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즈노와 던롭스포츠코리아도 렌털 서비스로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미즈노 관계자는 “한 달에 200건 이상 렌털을 한다”고 전했다. 렌털 기간은 배송 기간을 포함해 1주일이다. 던롭스포츠코리아도 자사 브랜드인 젝시오·스릭슨을 빌려준다.

골프용품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골프 클럽을 매칭해 주는 서비스도 생겨났다. 에스핏이 최근 내놓은 무료 앱 ‘스마트피터’는 스윙 스피드, 볼 스피드 등 자신의 스윙 스펙을 입력하면 이를 바탕으로 여러 브랜드 중 최적의 클럽을 고객에게 찾아준다. 골퍼들의 스윙 스펙은 스크린골프장, 골프연습장 등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

하기원 에스핏 대표는 “골퍼들은 대개 지인과 레슨 프로 등의 권유 또는 광고를 통해 골프 클럽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며 “스마트피터는 클럽 선택의 오류를 줄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