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영웅들 애국심이 자유와 평화 지켰다"

입력 2020-03-27 17:40
수정 2020-03-28 01:06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서해수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은 애국심의 상징”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애국심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불굴의 영웅들을 기억하며 코로나19 극복의 의지를 더욱 굳게 다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간 무력 충돌로 희생된 55용사를 기리는 날이다. 문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2018년 기념식 당시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이었고, 2019년 기념식 때는 대구에서 열린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를 찾았다. 이 때문에 야당 등에서 ‘북한 눈치보기’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대해 “대한민국을 지켜낸 서해수호 55용사의 정신을 기리고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의미와 함께 코로나19를 비롯한 어떤 위기나 어려움도 하나 된 국민의 힘으로 이겨내겠다는 굳은 의지를 담고 있다”며 “올해는 천안함 피격 희생자들의 10주기가 되는 해인 만큼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참석 이유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총탄과 포탄이 날아드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영웅들은 불굴의 투지로 최후의 순간까지 군인의 임무를 완수했고, 영웅들이 실천한 애국심은 조국의 자유와 평화가 됐다”며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강한 안보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와 협력을 이끌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현충탑에 분향하는 도중 ‘천안함 46용사’ 중 한 명인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가 갑작스럽게 문 대통령에게 다가가 “이게(천안함 폭침)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의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물어 이목이 쏠렸다. 윤 여사는 “여적지(이제까지를 뜻하는 사투리) 북한 짓이라고 해본 적이 없다. 늙은이의 한을 좀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의 공식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윤 여사는 그러자 “사람들이 누구 짓인지 모른다고 할 때마다 제 가슴이 무너진다. 대통령께서 늙은이의 한을 꼭 좀 풀어달라”고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