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이 28일부터 외국인의 입국을 일시 금지한다. 외국에서 중국으로 들어온 입국자 중 코로나19 감염 확진이 증가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와 국가이민관리국은 26일 밤 웹사이트 공고를 통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는 상황을 고려해, 현재 유효한 입국 비자와 거류(체류) 허가를 가진 외국인의 중국 입국을 3월 28일 0시부터 일시 정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행 하루 전 한밤중에 전격 발표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비즈니스 여행 카드를 가진 외국인의 입국도 임시 중단된다. 도착 비자 입국, 24시간·72시간·144시간 무비자 경유, 하이난성 무비자 입국, 상하이 크루즈선 무비자 입국, 광둥성 144시간 무비자 입국(홍콩·마카오에서 온 외국인 단체 여행용),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단체 여행객의 광시자치구 무비자 입국 등 정책도 잠정 중단된다.
외교·공무·예우(의전)·C(승무원 등) 비자 소지자의 입국은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 경제무역, 과학기술 등 활동과 긴급 인도주의 필요로 중국에 와야 하는 외국인은 각국의 중국 대사관·영사관에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많은 국가가 취한 방법을 참고해 부득이하게 채택한 임시성 조치"라고 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지만 국경 개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외교부는 "한국 정부는 일관되게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이동 제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무조건 국경을 차단하는 것은 환자에게 수술칼을 바로 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국경 차단을 하지 않는 것은)암을 치료할 때 표적 치료를 하는 식의 방법을 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의료진이 지쳤다. 지금이라도 외국인 입국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백 이사장은 "(외국인들은) 일부러 치료를 받으러 국내에 들어온다고 한다. 외국인까지 치료해주고 있을 정도로 일선 여력은 남아 있지 않다"며 "다른 나라는 이미 한국인의 입국을 다 막았다. 정부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상호주의에 입각해 외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