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폐쇄된 피라미드

입력 2020-03-26 17:53
수정 2020-03-27 00:45
작업복 차림의 한 남자가 삽을 비롯한 장비를 둘러멘 채 이집트 북부 기자 피라미드 앞을 걸어가고 있다. 거대한 피라미드 주변엔 아무도 없다. 날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기원전 2560년 무렵 고대 이집트 왕국 제4왕조 시대에 지어진 기자 피라미드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다. 높이 약 147m, 밑변 길이 230m로, 약 230만 개의 석회암과 화강암으로 쌓았다고 한다. 돌의 무게가 5900만t이고 완공까지 20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집트의 많은 피라미드 가운데 가장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데다 보존 상태도 훌륭해 항상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기자 피라미드. 하지만 당분간은 적막함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집트 정부는 기자 피라미드를 비롯한 주요 관광지와 국립박물관 등에 대해 이날부터 2주 동안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국내에서도 주요 관광지가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봄꽃이 한창 피고 있지만 다음달 열릴 예정이던 궁중문화축전과 창덕궁 달빛기행, 경복궁 야간관람 등도 모두 잠정 연기됐다. 잃어버린 봄을 언제나 되찾을 수 있을까.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