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김웅·윤장현' 조주빈에 최소 수천만원 피해

입력 2020-03-26 10:34
수정 2020-03-26 10:36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JTBC 손석희(64) 사장과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49) 그리고 윤장현(71) 전 광주시장 등 3명으로부터 최소 수천만 원을 뜯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CBS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손 사장은 1000만 원대, 김씨는 1500만 원대, 윤 전 시장은 수천만 원을 뺏긴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조주빈이 손 사장과 김씨, 윤 전 시장에게 공갈·협박으로 돈을 가로챈 정황을 포착해 사기 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박사방에서 조 씨의 심부름꾼 역할을 한 다른 피의자 A 씨를 먼저 검거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사의 지시로 손 사장을 직접 접촉해 돈을 받아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어 조 씨가 붙잡힌 뒤 관련 혐의를 추궁하자 세 사람에 대한 사기 혐의를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사장의 경우 자신을 '흥신소 사장'이라고 속이며 분쟁을 빚고 있던 김웅 씨로부터 '위해를 가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접근했다. JTBC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손 사장은 청부를 입증할 증거를 달라고 하자 조주빈이 금품을 요구해 할 수 없이 돈을 건넸다고 진술하고 있다.

윤 전 시장에게는 권양숙 여사 사칭범에게 속아 대가성 금품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와중에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돕겠다", "JTBC에 출연해 억울함을 해명하는 기회를 갖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실제로 A 씨와 함께 JTBC 방송국에도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시장은 항소심 재판 중간에 A 씨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수천만 원의 돈을 건넸지만 결국 출연은 성사되지 않았다.

프리랜서 기자 김 씨도 조주빈에게 속았다. 조주빈은 지난해 12월 김 씨에게 접근해 '정치인 정보가 담긴 USB를 넘겨주겠다'며 1500만 원을 뜯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최근 경찰에 출석해 자신도 당했다고 피해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만간 손 사장과 윤 전 시장도 불러 구체적인 피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조주빈은 이날 오전 검찰에 송치되기 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면서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