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잡음에 입 연 민현주 "황교안이 김형오에 민경욱 공천 부탁"

입력 2020-03-26 09:36
수정 2020-03-26 09:38


'단수공천→경선패배→재공천→재탈락'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을 지역구에서 번복에 재번복을 거쳐 공천에서 탈락한 민현주 전 의원이 공천 잡음의 책임이 황교안 대표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민 전 의원은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황 대표가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에게 '이거 하나만 들어달라'며 민 의원을 간곡히 부탁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민 전 의원은 "단수공천을 받았다가 민경욱 의원과 경선으로 바뀌었던 과정에서 김 전 공관위원장이 내부적으로 '황 대표가 간곡하게 부탁했다, 이거 하나만 (민 의원 공천) 들어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이석연 공관위원장이 (통합당 최고위가) 네 곳에 공천을 취소한 사건에 대해서 반발했지만 공관위와 당 지도부가 정면충돌하는 양상은 피하는 게 좋겠다며 많이 양보했다. 그 과정에서 황 대표나 사무총장과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가 최고위에서 공관위 최종 결정을 통과시키지 못한 것은 황 대표 개인 의지도 있겠지만 지도부를 이겨내지 못했다"면서 "당 지도부가 강성 친박(박근혜)으로 구성돼 있다 보니 황 대표가 한계를 보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당 공천을 통해 친박이 물갈이 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초반 공천과정에선 김 전 공관위원장이 굉장히 잘 진행을 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만 놓고 보면 친박몰락이 맞다고 했다"고 답했다.

다만 민 전 의원은 "공천이 진행되면서 친박 교체율이 점점 높아지고 황 대표는 종로에서 선거구에서 지지율이 많이 떨어지고, 대선후보 지지율도 한 자릿수까지 떨어질 정도의 결과가 나오자 위기의식을 느낀 게 아닌가 싶다"며 "이대로 진행된다면 황 대표나 친박 지도부, 친박 의원들의 향후 행보에서 굉장히 불리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공천과정 중반 이후부터 지금과 같은 분위기로 변화됐다"라고 지적했다.

민 전 의원은 또 "최고위가 권한도 없이 네 곳을 전격 취소한다거나 후보 교체를 한다거나 후보등록 첫날 ARS 집 전화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무리한 방법을 택했다"면서 "이는 선거 이후 친박과 황교안 대표 체제를 어떻게든 고수하겠다는 마지막 발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