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 비주력 정리 매듭…새 먹거리 찾아 나선다

입력 2020-03-25 17:13
수정 2020-03-26 13:34
한솔그룹이 비주력사업 정리를 마무리하고 신사업 발굴로 사업 재편에 나선다. 오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대규모 주주환원 방안도 도입할 예정이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여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감자로 배당 재원 확보

25일 한솔그룹에 따르면 한솔홀딩스는 30일 주총에서 ‘자사주 소각 및 액면액 감소에 의한 자본감소’ 건을 상정한다. 한솔홀딩스는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바꿔 자본금을 줄일 예정이다. 액면가 감소로 한솔홀딩스 자본금은 2359억원에서 420억원으로 줄어든다. 주식 수는 4200만 주로 유지된다. 주식 수를 그대로 둔 채 자본금을 줄이기 때문에 기업 가치에는 변동이 없다.

이와 함께 자사주 517만5102주를 소각한다. 전체 주식의 10.97%에 해당하는 높은 비율이다.

한솔홀딩스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액면가 감자와 자사주 소각을 동시에 추진한다”며 “자본금 감소로 생기는 감자 차익은 내년 주총에서 이익잉여금 전입 절차를 통해 배당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솔홀딩스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내용의 감자 방안을 내놨다가 주총 전에 철회한 적이 있다. 소액주주들이 “감자 이후 대주주가 유상증자를 할 것”이라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한솔홀딩스 관계자는 “과거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이 감자 후 유상증자로 경영권 손바뀜을 시도했던 전례 때문에 생긴 오해”라며 “유상증자와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이와 별개로 최대주주인 조동길 회장은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장내에서 한솔홀딩스 주식을 약 227만 주 매수했다. 이로써 조 회장 지분율은 10.2%에서 15.0%로 크게 늘었다. ‘3세’인 조성민 한솔제지 수석도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달 20일 장내에서 한솔홀딩스 주식 4만3500주를 사들였다. 지분율은 0.6%에 불과하다. 3세 승계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조 수석은 2016년 한솔홀딩스 기획팀 과장으로 입사해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 수석으로 일하고 있다.

신사업 발굴 집중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상장 계열사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외이사를 주주 추천으로 공모하는 방안도 도입했다. 상장 계열사인 한솔테크닉스, 한솔홈데코, 한솔로지스틱스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해 감사 업무의 독립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에는 지주사인 한솔홀딩스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공모제’를 도입했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기회를 일반 주주에게도 제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제도다.

올해를 기점으로 비주력사업 정리를 마무리하고 주력사업과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솔홀딩스는 지난해 대형 골프·스키 리조트인 오크밸리 경영권을 양도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지난 20일에는 산업용 도료 계열사인 한솔씨앤피 매각도 마무리지었다.

재무구조 개선을 발판으로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사업 계획을 조기에 확정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해야 한다는 조 회장의 의중에 따른 것이다. 한솔그룹은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스타트업 투자, 합작사(조인트벤처) 설립 등 다양한 신사업 창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신사업 모델 발굴을 위해 사내 공모, 외부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털과의 교류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사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신사업 추진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