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손석희·김웅·윤장현과 연결고리 있나?

입력 2020-03-25 10:01
수정 2020-03-25 11:01

"악마같은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합니다.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성 착취물을 텔레그램에 제작·유포한 '박사방' 조주빈(25)의 말이다.

25일 8시경 조주빈은 검찰에 송치되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씨가 어떤 맥락으로 손석희 JTBC 사장과 윤장현 전 광주시장, 김웅 전 기자를 언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조 씨가 언급한 세 인물이 성 착취물과는 무관한 다른 피해 사실이 있다는 정황을 파악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손석희 사장은 이날 오후 4시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프리랜서 기자 김웅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

손 사장 측은 재판부에 출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웅은 2018년 8월 손 사장의 접촉사고를 기사화하지 않는 대가로 JTBC 채용과 2억여원의 금품을 받으려고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조주빈이 이들을 언급하며 수사나 여론을 다른 이슈로 돌리기 위해 '물타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사방'을 운영해온 조주빈은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지난 19일 구속됐다.

그는 구청과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을 통해 피해 여성과 박사방 유료 회원들의 정보를 빼돌려 협박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은 검찰로 넘겨졌지만 경찰은 조주빈의 추가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사방 유료회원들은 조주빈에게 암호화폐를 지불하고 미성년자 성 착취물 등을 시청하거나 음란물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신원 특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주빈은 박사방 가입비로 최대 200만원 가량의 암호화폐를 받고 불법 영상물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택 압수수색에선 1억 3000만 원이 넘는 현금이 발견됐고, 조주빈의 암호화폐 지갑에는 23억원 대에 이르는 금액이 나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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