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주총' 첫 타자 제주항공·진에어…"위기 극복" 한목소리

입력 2020-03-25 15:30
수정 2020-03-25 15:3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항공업계에서 25일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선발대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양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직면한 만큼 위기극복 의지를 피력했다.

제주항공은 25일 오전 9시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제15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통과됐다.

또한 이성훈 AK홀딩스 경영기획팀장(상무)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이 상무보는 이스타항공 인수 후 재무구조 개선 등 작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 인수 사안의 경우 주총 의결이 필연적인 법인 합병이 아닌 이사회 결의 사항인 주식 인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이날 별도로 주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적자전환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안건도 승인됐다. 2018년 주당 650원의 현금배당을 했지만 지난해 실적 악화로 배당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48억원의 영업적자와 3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올해 항공업계는 더욱 어려울 전망"이라며 "임금반납, 무급휴직 등 전사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며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에어도 이날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교육훈련센터에서 주총을 개최했다.

주총에서 진에어는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을 4분의 1 이상에서 2분의 1 이상으로 명문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관 변경의 안을 의결했다. 늘어난 사외이사 자리에는 이우일 국제복합재료학회 회장과 정중원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신규 선임했다. 이와 함께 김현석 인사재무본부장과 정훈식 운영본부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또한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의장의 선임 방법을 이사회에서 정하도록 명확히 했다. 이사회 내에 거버넌스위원회와 안전위원회, 보상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이사회 내 위원회를 확대 개편하는 안도 의결했다. 사업목적에는 보험대리점업, e스포츠게임단 운영 및 부대사업, 광고업 등을 추가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일본, 홍콩 노선 등의 여객 수요 급감, 저비용항공사(LCC) 간 경쟁 심화로 인해 경영 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 국토교통부의 제재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은 점을 토로했다.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는 "국토부의 제재 장기화로 적시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이를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아 위기관리와 비용 절감으로 손실을 최소화했고, 지배구조 개선으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만전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경영 환경에 직면해 있지만 적극적인 비용 절감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사업 정상화와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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