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란 기자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경기도 있고 사실 주가도 있는데요. 주가가 반등하는 시점이 왔을 때 주택시장에도 온기가 퍼질 수 있는지? 아니면 경기침체가 앞으로 2~3년 동안 이어져서 투자심리가 위축이 될까요?
▷김한진 위원
집값이 사실 금리, 수급 그리고 정책 3가지 요인에 의해 움직이지 않습니까. 여러 항목중에 첫째 수급은 인구구조 디플레이션, 저물가, 부채환경에서 추가적으로 빚을 낼 수 있는 한계 등을 봤을 때 집값이 오르기에 어렵습니다.
▶허란 기자
신축공급이 제한된 건 상황인건 맞는 거고요, 현재상황에서요.
▷김한진 위원
수급쪽에서 공급을 제외한 수요요인은 분명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건 큰, 메가트렌드다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금리, 유동성 요인은 더 이상 재료가 되긴 쉽지 않다. 특히 올해 내년은 전세계 디플레이션 환경이기 때문에 저는 장기예측은 저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요. 중단기 사이클로는 아무리 싸도 빚을 내서 집을 사기엔 쉽지 않다. 유동성 요인이 포지티브 요인에서 중립 요인으로 바뀌고 있다. 주식시장도 지금 그렇게 될 것 같고요. 정책 요인, 규제 요인은 다른 영역입니다. 규제완화가 되지 않는다고 봤을 때에는 이 세 개를 합쳤을 때에는 앞으로 1~2년 가량은 (부동산시장이) 차분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란 기자
만약에 급락, 폭락의 상황으로 갔을 때는 정책완화가 필요할 수는 있겠네요?
▷김한진 위원
한국 부동산 정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계속 부양책을 쓰고, 과열을 보이면 규제를 쓰고. 엇박자가 나면서 시장의 업앤다운을 더 심하게 만드는 상황이었고요. 이번에 재건축 규제라든지 이런 부분이 없었으면 지금보다는 부동산 가격이 훨씬 더 안정되게 잡혔을 거라고 생각해요.
역발상이지만 규제를 하면 할수록 경제주체들의 반응은 훨씬 복잡하게 나타납니다. 공급이 줄겠네? 이런 식으로 반응 한다는 거죠. 정부가 더 혼란을 주면서 시장에 노이즈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산인구가 둔화 되도 일부는 대도심에서 경제활동을 하지 않습니까? 거리가 먼 지역, 잠재수요가 적은 쪽은 당연히 도심과 차별화가 되고 이런 측면에서 전 세계 집값을 또는 서울 시내 전체를 뭉뚱그려서 PIR(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로 계산하는 통계 방식은 너무 러프합니다.
시장은 늘 공포와 탐욕이 존재했습니다. 그것이 가격의 과도한 상승과 냉각을 만들었고요. 대중으로부터 항상 떨어지는 연습을 하라고 했는데, 지금 대중의 힘이 어디로 쏠리고 있습니까? 시장은 모든 사람이 돈을 벌 수 있도록 인자하게 기다려주지는 않습니다. 지금 모든 분들이 부동산 불패론에 빠져있다는 것이죠.
▶허란 기자
일본의 주택 거품이 꺼지면서 20년 불황으로 이어진 이 사태로 갈 것이냐는 문제가 나옵니다.
▷김한진 위원
부동산 시장도 순환을 해왔습니다. 스페인 부동산버블도 2011년에 있었던 걸로 기억을 하고요. 아일랜드 부동산 버블 기억나십니까? 바로 몇 년 전에 일어났던 현상이었고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CDS(신용부도스와프) CDO(부채담보부증권)가 문제를 일으킨 거고요. 그 전에 일본 부동산이 지금 말씀하셨던 90년대 상황이지 않습니까. 지금 제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80년대 일본 부동산 가격이 300~400% 올랐을 겁니다.
▶허란 기자
주택이야 말로 안전자산이다 라는 인식을 일반인들이 갖고 있다는 거죠.
▷김한진 위원
경제를 보는 사람 관점에서 봤을때는 부동산은 결코 안전한 자산은 아닙니다. 90년대부터 전세계 부동산은 계속 오르긴 했습니다만, 계속 순환하면서 업앤다운(등락,하락)이 있었다는 거고요. 부동산 역시 빠질 때에는 굉장히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하우스푸어’란 용어를 쓴지 몇 년 안됐고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부동산도 경기 사이클을 타면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인플레이션 요소가 지금 약하죠.
특히 일본의 대차대조표 불황이라는 걸 노무라경제연구소의 리처드 쿠란 사람이 쓴 <</span>밸런스시트의불황>이라는 책에 있는 내용을 곁들여서 말씀드린건데요. 얼핏 생각하시면 인플레이션이 빚을 갚는데 굉장히 쉬울 거 같지만, 사실은 디플레이션이 밎을 갚는데 어렵다는 거죠. 디플레이션이 소득이 줄어서 빚을 갚는데 더 허덕일 수 있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