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몰이 다르다…딸은 '소녀나라' 엄마는 '하프클럽' 이모는?

입력 2020-03-24 17:22
수정 2020-03-25 00:51
스마트폰만 있으면 길을 걸으면서도 옷을 살 수 있는 시대다. 수없이 많은 온라인 쇼핑몰과 전용 앱이 생겨났다 사라지고 있다. 그렇지만 패션 쇼핑몰이라고 해서 다 같은 건 아니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인기가 높은 쇼핑몰은 따로 있다. 이들 쇼핑몰은 각 세대가 선호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


유행 따라 싼 옷 찾는 1020

중·고등학생들은 저렴하면서도 한 철 유행에 맞춰 입을 수 있는 옷을 많이 찾는다. 이 취향에 맞춰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쇼핑몰은 소녀나라.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여학생들에게 특화된 동대문표 쇼핑몰이다. 맨투맨 한 장에 1만~2만원가량. 휠라, 널디 등 10대 사이에서 인기 높은 브랜드도 입점해 선택지를 넓혀줘 인기다. 최근 입점한 챔피온은 10% 할인 행사로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육육걸즈는 피팅 모델 같은 몸매가 아니더라도 예쁘게 꾸미고 싶은 여성들을 겨냥해 자리 잡은 쇼핑몰이다. 여기서 파는 옷은 쇼핑몰 이름대로 ‘66’ 사이즈 체형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다. 가격도 싸다. 대부분이 1만원대다. 취업준비생을 위해 ‘레이디라벨’ 상품 등을 내놓으며 소비층을 넓혀가고 있다. 육육걸즈 관계자는 “가격과 디자인뿐 아니라 오전에 입금하면 다음날 옷을 받아볼 수 있는 것도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블리와 스타일쉐어도 빼놓을 수 없다. 두 곳은 수많은 개인 판매자들이 입점한 것이 특징이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셀럽 마켓 수천 곳의 상품을 각각 자체 앱에서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다. 다른 회원들이나 상품기획자(MD)가 직접 소개하는 스타일링 팁도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트렌드와 명품 모두 잡는 2030

사회에 첫발을 디딘 20~30대는 브랜드 제품을 많이 찾는다.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국내 대표 패션 쇼핑몰 무신사는 국내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의 1만원대 티셔츠부터 구찌, 프라다 등 명품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무신사가 편집숍으로 시작해 다양한 브랜드가 강점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브랜드별로 타임세일과 클리어런스(재고) 할인 행사도 수시로 한다. 이달에는 반스, 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 아이템을 최대 80% 할인하는 ‘스포츠 대전’을 26일까지, ‘슬랙스 기획전’을 29일까지 연다.

29CM와 W컨셉은 ‘나만 아는 브랜드’를 찾고 싶은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하는 재미가 있다는 게 소비자들의 얘기다. 29CM는 남성들이 많이 찾고, W컨셉은 여성 회원의 비중이 높다는 게 차이점이다. 두 곳 모두 패션 쇼핑몰인 동시에 라이프스타일 상품까지 판매한다. 손목시계, 스킨케어 화장품, 가구, 보드게임, 블루투스 스피커도 살 수 있다. 현재 29CM는 봄 시즌 핸드백·구두 할인전을 열고 있다. W컨셉은 아이헤이트먼데이, 삭스어필 등 양말 전문 브랜드 제품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어린 아이를 둔 젊은 부모들 사이에선 보리보리의 인지도도 높다. 유아동복 전문 온라인 쇼핑몰이다. 영·유아 패션 브랜드 4000여 개의 상품을 아이템별로 모아놨다. 베이비(0~2세), 키즈(3~8세), 주니어(9~17세) 등 나이대별로도 검색할 수 있다. 다이소에서 파는 생활용품을 비롯해 식품류, 학습 교구 등을 갖춰 간단한 장보기도 가능하다.

자녀 옷 함께 보는 4050 쇼핑몰

40대들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종합몰을 찾는 경우가 많다. 가격대는 약간 높지만 그만큼 품질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쇼핑 좀 해봤다’는 중·장년층 사이에선 하프클럽이 인기다. 2001년 사업을 시작한 장수 쇼핑몰이라고 할 수 있다. 회원 수만 820만 명. 2000년대 초반 20대, 30대이던 이들이 나이를 먹고도 찾고 있는 쇼핑몰이다. 브랜드는 4000여 개가 입점해 있다. 하프클럽을 운영하는 트라이씨클의 권성훈 대표는 “젊어 보이고 싶은 60대들까지 잡는 게 목표”라고 했다. 올해 설립 20년을 맞아 29일까지 매일 상품군별로 최대 90% 할인 행사를 연다.

10~20대 자녀와 함께 쇼핑할 수 있도록 상품군을 넓힌 업체들도 있다. 삼성물산 공식 쇼핑몰인 SSF샵은 빈폴, 에잇세컨즈 등 캐주얼 브랜드 제품을 최대 40%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더한섬닷컴은 약간 독특한 소비층을 두고 있다. 비즈니스 캐주얼 룩, 그 가운데 평범하지 않은 고급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더한섬닷컴을 많이 이용한다. 타임, 시스템 등 여성복 브랜드를 비롯해 타임 옴므, 시스템 옴므 등 한섬 계열의 남성복 라인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가격대가 높아 20대보다는 30대 이상의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