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배송 36% '쑥'…이마트도 선전할까

입력 2020-03-24 17:27
수정 2020-03-25 00:45
증시 급락장에서 미국 아마존, 중국 JD닷컴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소비가 늘면서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쓱배송 등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이마트의 선전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하락장에서 선방 중인 유통 거인들

2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아마존은 56.74달러(3.07%) 오른 1902.83달러에 마감했다. 올 들어 2.98% 상승했다. 최근 급락장에서도 지난 2월 19일 고점 대비 12.32%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30.12% 급락했다.

아마존은 몇 안 되는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에서도 온라인 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필품 재고가 부족하고 배송이 지연되는 상황을 겪을 정도다. 아마존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10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아마존의 1일 배송에 대한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이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생태계에 적응하고, 의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재택근무 환경을 구축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아마존은 헬스케어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해 온라인 약국, 원격의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프라임 회원들에게 의약품 배송을 시작해 회원 가치가 상승하고, 이에 따른 가입비 증가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유통 대표주인 JD닷컴의 주가는 올 들어 9.59% 상승했다. 작년 4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올 1분기 코로나19 영향에도 매출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온라인 가전 판매가 늘고 있고, 5세대(5G) 이동통신 휴대폰 교체 수요를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더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쓱닷컴 거래액 36%↑

한국 시장에서는 이마트가 비슷한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생필품 수요 급증으로 이마트 인터넷 쇼핑 부문의 지난 1~2월 총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3월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 온라인 구매 수요가 배송 가능한 수준까지 넘어설 정도로 급증해 추가 마케팅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이후 쓱배송 주문 마감률은 기존 80%에서 평균 93%로 상승했으며, 2월에는 100%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왔다.

2분기 이후에 대한 전망도 밝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의 세대도 인터넷에서 장을 보기 시작했다”며 “소득에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장보기 소비자를 확보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기저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창립 이후 처음으로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