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교수 "조주빈, 돈 때문…피해여성 캐릭터 취급 가능성 높아"

입력 2020-03-24 11:23
수정 2020-03-24 13:24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박사방' 운영자 일명 '박사'의 신상이 공개된 가운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박사' 조주빈의 범행 동기는 '돈'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정 교수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주빈은) 그야말로 이중적이다. 이 사람의 세계관은 아주 반반으로 나뉘어서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에서의 친사회적인 자신의 모습과 온라인에서의 끔찍한 포식 동물,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모습도 한편으로는 존재했던 것"이라면서 "그런 잔인함이 발휘되는 근거는 사실 돈 때문이라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또 "집에서 1억 몇 천만원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경찰은 발표했지만 온라인상에서 얼만큼의 금전 거래가 이뤄졌는지 철저하게 찾아내야 한다"면서 범죄 수익이 100억원대라고 추정했다.

이 교수는 "단기간에 그 정도의 범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터득했다면, 애당초에 성도착증 환자라기 보다는 굉장히 합리적 선택에 의해서 이런 인생을 살기로 작정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돈 앞에 합리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사이버 공간에 법도 없고 질서도 없다는 것을 조주빈 같은 고학력자들은 충분히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성적인 것이 꼭 무슨 성범죄를 마구 저지르고 다니는 사람들이 저지를 수 있는 범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조두순이라든지 이런 사람들은 n번방 운영과 같은 종류의 범죄는 못 저지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 힘들다. 그런데 이 사람은 고학력자에다가 아마 IT에 있어서도 일가견이 있는 사람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부연했다.

조 씨의 죄의식에 대한 질문에는 "처음에는 어느 순간 좀 있었을지 모르지만 더 이상 죄의식 같은 건 아마 느끼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여성을 도구화하고 그야말로 노리갯감으로 밖에는 생각하지 않는. 그들이 생명체라고 애당초에 생각을 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정도의 수준으로 취급을 하면서 이들 사이에서는 아마 얼마든지 학대를 해도 나는 일단 고통을 느낄 수 없으니까 그들도 고통을 안 느낄거다. 이렇게 편의적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덧붙였다.

조 씨는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나체사진과 신상정보를 받아내 이를 빌미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사방은 'n번방' 중에서도 성착취 정도가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까지 74명의 피해자가 파악됐고, 이들 중에는 16명의 미성년자가 포함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