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이호섭 "판사 꿈이었지만 연좌제 때문에…" 가정사 공개

입력 2020-03-24 09:57
수정 2020-03-24 13:10

'다함께 차차차', '잠깐만', '찰랑찰랑' 등 트로트가요를 작곡한 이호섭의 가정사가 공개됐다.

24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 화요초대석에 출연한 이호섭은 "남편과 사별을 한 큰어머니가 저를 세 살 때 데려다가 배 아파 낳은 자식보다 애지중지 키워줬다"고 털어놨다.

친어머니에 대해 이호섭은 "사랑스러운 아기를 보내려 했을 땐 아픔이 있었을 것"이라며 "현재 치매를 앓고 있어 병원이 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호섭의 큰어머니는 올해 초 세상을 떠났고, 친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어린시절 이호섭은 큰어머니의 꿈인 '판사'를 이뤄드리기 위해 고시 공부를 했었지만 "연좌제 때문에 하지 말라"는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큰어머니 남편(호적상 아버지)이 좌익 활동을 하셨던 것 같다. 해방 후 아버지는 결혼도 했고 살림을 꾸려야 겠다는 생각에 자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6.25 전쟁 때 군사 정보를 그 쪽에 흘린 분이 일부 계셨나보다. 이 와중에 저희 아버지는 어느날 아침에 끌려가 총살을 당하셨다"고 털어놨다.

이호섭은 "처음부터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었다"면서 "어머니를 빚쟁이로부터 보호도 못하고 공무원 시험도 못보는 법정 무능력자"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약한 마음에 낙동강에 몸을 던졌지만, '이렇게 죽고 싶지는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상경해 작곡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호섭은 저작권협회에 900곡을 등록한 히트곡메이커다.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 주현미 '잠깐만', 이지연 '찰랑찰랑' 등을 발표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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