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도 황당해하는 여야 '위성정당' [임도원의 여의도 백브리핑]

입력 2020-03-24 09:10
수정 2020-03-24 09:17


허경영 국가혁명배당금당 대표는 24일 헌법재판소에 여야 '위성정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가처분도 신청할 예정입니다.

허 대표는 전날 보도자료에서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거대정당이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후보자를 추천할 경우 과대대표 문제 해소를 위한 제도 취지에 따라 비례대표에서 의석 수가 줄어든다"며 "이러한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해 미래통합당은 지난달 5일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8일 더불어시민당이란 위성정당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와 같은 거대정당의 행태는 국회의원 당선자를 배출하고자 하는 소수정당인 혁명배당금당의 헌법상 보장되는 평등권을 침해하고, 허경영의 선거권, 공무담임권, 평등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위성정당 창당이나 참여는 정당 정치하의 여당과 제1야당 등 입법부인 국회가 법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는 것"이라며 "파괴된 한국 정당정치의 민낮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미래한국당과 더불어시민당 모두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공병호 전 미래한국당 공관위원장은 지난 20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 새 지도부의 선거법 위반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새 지도부가 공관위를 새롭게 구성하겠다는 것은 기존의 비례대표 공천 명단 전체를 다 엎을 수도 있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그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큰 결정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비례대표 선출 시 엄정하고 공정한 민주적 절차를 강조한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선거법 위반과 공천 명단을 수정하면서 탈락하게 된 분들이 제기하는 줄소송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더불어시민당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더불어시민당의 선거운동을 지원할지 여부에 대해 "당 차원에서는 안 되지만, 개인은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해 김창인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 대표의 발언은 마치 소속당 지역구 후보들에게 각자 알아서 더불어시민당의 비례후보들을 지원사격하라는 '조직적 지시'와 다름없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위반 정당들에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선관위 관계자도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공직선거법 제88조에 따르면 정당 소속 후보자가 다른 정당이나 그 소속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며 "이는 비례연합정당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말했습니다.

과연 헌법재한소는 여야 위성정당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분명한 것은 이미 거대정당의 과대대표 문제 해소를 명목으로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빛이 바래도 한참 바랬다는 사실일 겁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