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라임사태 '팔짱'…주범들 잠적후 뒤늦게 수사

입력 2020-03-23 17:13
수정 2020-03-24 01:22
검찰도 금융당국 핑계를 대면서 라임 사태를 사실상 방치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검사 중간중간 사기 혐의를 통보했지만 팔짱만 끼고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 얘기다. 작년 11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부산으로 도주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검거에 나서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는 후문이다.

라임의 환매중단 선언이 있었던 지난해 10월 무렵 금감원 내부적으로 라임 사태를 ‘희대의 금융사기’로 판단했다. 하지만 금감원 판단과 달리 검찰은 코스닥시장 상장사 리드 횡령사건, 지투하이소닉 내부자 거래 등 단편적인 사건으로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심지어 검찰 내부에선 라임자산운용이 살아있는 동안 본격 수사하면 자칫 문을 닫을 수 있어 섣불리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금감원 중간 검사 결과 발표 직후에야 압수수색에 들어가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 전 부사장뿐 아니라 라임 사태의 주범들이 수개월 전 국내외로 잠적해 애로를 겪고 있다.

라임 측의 검찰 로비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가 작년 10월 핵심 피의자인 이 전 부사장에 대한 출국정지 조치를 일시 해제한 일이 불거지고 올해 초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을 폐지하면서 의혹을 키웠다. 검찰이 뒤늦게 검거에 나선 김모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2016년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됐던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뒤를 봐주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라임 ‘뒷배’로 거론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수원여객 횡령 사건도 의문투성이다. 피해 당사자인 사모펀드 관계자는 “김 회장이 몰래 빼간 161억원 모두 허망하게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