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023년 12월로 공언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파주~동탄) 개통이 2024년 하반기로 늦어질 전망이다. GTX 공사와 차량 납품 일정이 모두 2024년 6~7월로 계획돼서다. 당초 정부가 무리한 준공 일정을 고수해 시민들에게 ‘희망 고문’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토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GTX-A노선 건설사업 공사는 2024년 6월까지로 예정돼 있다. 사업시행자인 SG레일과 공사 기간을 지난해 8월 15일부터 2024년 6월 29일까지로 계약했다.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정부가 약속한 2023년 말 개통이 불가능한 구조다. 전문가들은 예산 부족이나 지역 민원으로 공사가 더 지연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건설 중인 일반·광역철도 사업 27개 중 20개는 사업 기간이 기존보다 늘어났다.
GTX 철도 차량도 2024년 중반에야 들어올 전망이다. 최근 SG레일은 GTX 차량 공급 업체로 현대로템을 선정했다. 현대로템은 전체 160량 중 120량을 납품하기로 했다. 납품 기한일은 2024년 7월 29일이다. 업계에선 납품 뒤 시운전 등의 절차를 거치면 실제 운행은 더 늦어질 것으로 관측한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 관계자는 “납품 기한은 2024년 7월이지만 시기를 앞당겨 2022년 9월 초도 차량을 납품해 2023년 말까지 120량 전부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년 개통하더라도 2년 동안은 ‘반쪽짜리 노선’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A노선 핵심 역인 삼성역 개통이 2026년 2월 이후에나 가능해서다. 역이 들어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공사가 당초보다 30개월가량 늦어지면서 GTX 삼성역 개통도 덩달아 지연됐다. 삼성역이 개통하지 않으면 A노선은 파주~서울역과 수서~동탄 구간으로 따로 운영된다.
이용객 감소도 불가피하다. 2014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에 따르면 2026년 GTX-A노선 삼성역 승하차 예상 인원은 하루 12만6213명에 달한다. A노선 하루 전체 이용량(94만6652명)의 13.3%다.
그동안 GTX-A노선 사업을 두고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2018년 12월 착공식을 열었지만 실제 공사는 지난해 6월 들어가 ‘무늬만 착공’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2024년 7월까지를 공사 기간으로 정했지만 ‘준공 전 사용허가’를 통해 2023년 말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