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 연차총회·대구국제안경전·부산모터쇼 등 코로나로 지자체 국제행사 '올스톱'

입력 2020-03-23 17:49
수정 2020-03-24 00:41

세계 68개국 금융전문가 5000여 명이 참가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오는 9월로 연기됐다. 전주국제영화제,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등 대부분 영화제도 개막을 늦추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방자치단체가 준비한 국제 행사를 멈춰 세우면서 지방 경제에 먹구름을 더하고 있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5월 2~5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ADB 연차총회’ 일정이 9월 18~21일로 변경됐다. 연차총회 기간에 함께 열리는 한·중·일 재무장관회의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재무장관회의도 미뤄지면서 지역 경제계에서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송도 국제도시에 있는 녹색기후기금(GCF)은 이달 8~12일 송도에서 개최하려던 국제회의를 스위스 제네바로 옮겨 열었다.

경기도는 5월 14~17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기로 한 국제 게임쇼 ‘플레이엑스포’를 취소했다. 부산시와 국제행사 전문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관광객 1만여 명이 찾아오는 부산국제단편영화제(4월 22~27일)는 8월 말로 연기됐고 5월 14~17일 예정된 ‘제9회 아트부산’은 가을로 미뤄졌다. 아트부산은 지난해 17개국에서 164개 갤러리가 참가해 6만3000여 명의 관람객이 찾은 국제 문화행사다. 5월 28일~6월 7일 열릴 예정이던 부산모터쇼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수입차 업체들이 대부분 불참하는 데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참가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5월 18일 광주에서 열린 ‘광주인권상 시상식’은 10월로 연기됐다. 5·18기념재단은 올해 5·18 40주년을 맞아 준비한 ‘광주인권상 수상자 정상회의’와 ‘광주아시아포럼’ 등 일부 국제 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 4월 30일 개막 예정인 전주국제영화제는 5월 28일 개막으로 변경됐다. 호남 최대 규모의 전시·컨벤션 시설인 김대중컨벤션센터 관계자는 “지난 20일 기준 취소·연기된 행사가 151건으로, 매출 감소액이 11억4900만원”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 50억~60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강타한 대구·경북 지역의 4~5월 확정된 국제 행사는 전무하다. 4월 5일 열릴 예정이던 대구국제마라톤대회는 취소됐다. 2001년 첫 대회 이후 2009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공인까지 받은 국제 대회로, 19년 만에 첫 취소다.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은 다음달 8일 열기로 한 대구국제안경전을 일정도 잡지 않고 연기했다. 울주군은 4월에 열기로 한 PWA세계윈드서핑대회를 취소하고,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10월로 연기했다. 경남에서는 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4월 17일 개막에서 9월 18일 개막으로 미뤄졌다.

인천=강준완 기자/전국연합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