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비례대표를 신청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반드시 정리해야할 검찰 쿠데타 세력 14명의 명단을 22일 페이스북에 발표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 블랙리스트 만든 모양이다"라고 말했다.
황희석 전 국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소 추적하면서 쌓아온 제 데이터베이스와 경험, 다른 분들이 제공한 정보에 기초해 2019년 검찰발 국정농단세력, 검찰 쿠데타를 일으킨 세력 명단을 최초 공개한다"며 윤석열 검찰총장과 소윤으로 알려진 윤대진 전 법무부 검찰국장(현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14명의 현직 검찰 고위간부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은 이른바 윤석열 라인으로 불렸던 검사들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뒤 대부분 한직으로 밀려난 상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으로 오래전 부터 검찰개혁을 외쳐왔던 황 전 국장은 "아직도 고위직에 그대로 많이 남아있다"며 "2020년에는 기필코(정리하겠다)고 다짐했다.
황 전 국장은 "오만방자를 다 보이며 대통령의 인사를 짓밟고 정부를 흔들고 나면 자기들 세상이라 생각했을 것"이라며 "자기들끼리 권력을 주고받고 끌어주고 밀어줘 왔고 전관예우와 은밀한 뒷거래로 공생해 왔던 세상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을 것인데 그 쿠데타를 국민이 막아줬다"고 척격을 강조했다.
황 전 국장이 작성한 명단이 알려지자 미래통합당 등에선 "문재인 정권판 블랙리스트냐"고 비판을 내놓은 가운데 이름이 거론된 검사들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진중권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희석 전 인권국장이 발표한 명단을 '블랙리스트, 살생부'로 규정했다.
진 교수는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 블랙리스트를 만든 모양이다"라며 "법무부에서는 자기들과 아무 상관 없다고 말하지만, 황희석은 리스트의 작성시기를 특정하지 못했다. 이 분, 원래 법무부 검찰국장 물망에까지 올랐다가 추미애에 막혀 미끄러지는 바람에 옷 벗은 분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심심해서 리스트를 만든 것 같지는 않고, 뭔가 쓸모가 있었을 것이다"라면서 "꽤 용의주도하게 작성했던데, 아마도 법무부 인권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검찰의 핵심보직인 검찰국장 될 걸 예상하고 작성해 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변 출신에 법무부 인권국장이라는 분의 인권의식이 이 수준이라니, 충격적이다"라면서 "검찰에서 즉각 수사에 착수해서, 어떻게 된 일인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팬덤만 믿고 조국 끄나풀(남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들이 너무 설쳐댄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