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도 삼성전자, 내려도 삼성전자…장기 투자자에겐 두려울 게 없다

입력 2020-03-22 15:46
수정 2020-03-22 15:48

주식시장이 매우 어렵다. 최근 주식시장은 2018년 고점(3월 19일) 대비 44.79% 하락했다. 1990년 이후 역대 여섯 번째로 하락 폭이 크다. 과거 역대 지수 하락폭을 살펴보면 먼저 1998년 외환위기 때 고점 대비 75.79% 떨어졌다. 한보철강 기아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의 연쇄 부도로 국가 부도 위기까지 몰렸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은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선택한 극약 처방이었다. 주식시장이 무너질 때 어디까지 주저앉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최악의 사례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다음으로 하락 폭이 컸던 시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다. 고점 대비 57.22% 떨어졌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대형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미국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도산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적극 활용해 국가 부도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무차별적인 달러 살포로 전 세계 금융시장을 진정시키면서 초강대국 지위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고점 대비 56.52% 하락한 2001년은 인터넷 시대 개막에 따른 기대로 형성된 코스닥시장 과열과 주가 버블이 해소되는 과정이었으며 고점 대비 55.05% 떨어진 1992년은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에 따른 부작용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고점 대비 45.70% 떨어진 2003년은 개인 신용 리스크가 촉발했다. 내수 진작을 위해 저소득·저신용자에 대한 신용카드 발급이 확대되면서 연체율이 상승했고 카드사 부실로 이어졌다. 당시 국내 1위 카드사였던 LG카드가 문을 닫고 신한금융그룹에 인수되면서 사태가 마무리됐다. 국내 이벤트가 주된 요인이었기 때문에 주가는 곧바로 회복됐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낳은 하락장은 어떨까.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때만큼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이번 미국 증시의 급등락은 그동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장기 호황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발생했다. 재선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 하락은 짧게는 두 달, 길게는 10개월에 걸쳐 대부분의 낙폭을 만회했다.

지금 단기적으로 공포가 지배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시기엔 삼성전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대로 삼성전자는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한국 대표기업이자 글로벌 톱 플레이어다. 휴대폰, 반도체, 프리미엄 가전 등 탄탄한 브랜드 가치는 이미 세계적인 기업인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는 글로벌 경쟁사들이 감히 따라오기 힘든 기술력과 압도적인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액면 분할을 실시하면서 4만~6만원대 부담 없는 주가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 한동안 주가가 4만원대에서 횡보했지만 지난해부터 연간 44% 급등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증권업계에서는 2008년과 2011년 삼성전자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률을 거둔 사례를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언젠가는 전염병이 물러갈 것이고, 삼성전자는 그때까지 망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저가 매수 기회라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는 리포트가 있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을 것으로 본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분할 매수 및 보유 전략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