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학생회와 생활치료센터 완치자의 아름다운 사연

입력 2020-03-21 12:00
수정 2020-03-21 17:49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경북대 생활치료센터(센터장 이재태 경북대의대 교수)에서 완치돼 퇴소하는 한 시민이 의료진과 경북대 그리고 경북대 학생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남겼다.

대구시와 경북대는 대구에 생활치료센터로 쓸 장소가 부족한 상황에서 학생들을 설득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 365실의 기숙사 동을 비워 생활치료센터 부족상황 해결에 큰 도움을 줬다.

경북 경주의 현대자동차연수원, 청송의 소노벨,구미 LG디스플레이 동락원 등 타 지자체와 기업 연수원들이 코로나19 경증환자 입소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를 선뜻 내주는 어려운 결정을 하자 대구지역에서도 치료시설 확보에 머리를 맞댄 것이다. 이 시민은 특히 경북대 학생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않았다.

정해용 대구시 정무특보는 "경북대 학생회측도 기숙사를 치료센터로 제공하는데 대한 표결에서 찬성보다 반대의견이 많았지만 기권표를 대승적으로 해석해 학교의 결정에 위임하는 지혜와 배려의 마음을 발휘했다"고 전했다.

기업연수원들이 대부분 시내와 떨어진 한적한 곳인 반면 경북대 기숙사는 학교교정 안에 있어 생활치료센터로 내놓기가 쉽지않은 결정이었다는 것이 대구시의 설명이다.

이 시민은 "최일선에서 부족한 일손 가운데 분명 힘이 드실 텐데도 불구하고 말 한마디라도 더 따뜻하게 해주시려는 마음이 느껴져 진한 감동이 되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다음은 손편지 전문



<< 경북대학교 기숙사 생활치료센터 관계자분들께. 입소 첫 날부터 퇴실하는 날까지 한결같이 따뜻한 마음으로 도와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br />
최일선에서 부족한 일손 가운데 분명 힘이 드실 텐데도 불구하고 말 한마디라도 더 따뜻하게 해주시려는 마음이 느껴져 진한 감동이 되었습니다.

매일매일 상황실에서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는 분들.
맛있는 식사와 간식과 물품을 챙겨주시는 분들.
폐기물 정리해 주시는 분들.

힘들지는 않은지 아픈 데는 없는지 자상하게 손내밀어주시는 의료진 분들과 상담사 선생님들, 엑스레이 검사해주신 분들..

한분 한분의 소중한 손길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 일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서는 이 시대에 진정 아름다운 분들이십니다. 그동안 함께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리고, 늘... 꼭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경북대학교와 경북대학교 학생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대구경북의 15개 생활치료센터(정원 2987)에는 19일 현재 2106명의 경증환자들이 입소해 의료진의 보호하에 원격치료 등을 받고 있다.

한편 경북대학교는 20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대학구성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 5381만원을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와 경북지사에 기부했다. 이번 성금은 경북대학교 교수회가 주관해 교수, 직원, 학생, 기관들을 대상으로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모금한 것이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