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금융 시장에 활기가 돌았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급등세를 보였고, 원·달러 환율은 급락(원화 강세)했다. 한국과 미국 간 6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협정 덕분이다.
한국은행과 미국 중앙은행(Fed)은 전날 밤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최소 6개월로, 오는 9월19일까지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은 2008년 금융위기 위기 후 처음이다.
◆코스피 7%대·코스닥 9%대 급등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8.51포인트(7.44%) 급등한 1566.1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9.40포인트(9.20%) 오른 467.75로 마감했다.
이날 장중 코스피와 코스닥 선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2011년 12월1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2018년 2월8일 이후 처음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시장을 끌어올린 주체는 개인과 기관으로, 이들은 각각 1989억원, 3082억원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이날도 5855억원 팔아치우면서 12거래일 연속 '팔자'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96억원, 1555억원 사들였고, 반면 개인이 2124억원 팔았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가파른 주가 하락에 따른 매수 심리, 한미 통화스와프 발표에 따른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이날 국내 주식시장은 오랜만에 반등을 보였다"며 "그럼에도 외국인은 12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도를 이어가는 등 금융시장에 내재한 유동성 경색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덕에 원화 가치 급등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이 외환시장에 '특효약'으로 작용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2원 내린 1246.5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1253.7원으로 전날보다 32원 급락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46원 이상 하락해 124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날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것은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에 따라 '달러 품귀 현상'이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자체는 한시적인 대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 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다. 결국 환율 안정의 핵심은 코로나19 사태 완화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이송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