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연구팀이 15분 만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코로나19 등 신종 바이러스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이 방식은 검진뿐만 아니라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POSTECH 생명과학과 장승기 교수, 권준영 박사, 나라얀(Narayan)박사 연구팀은 폐암 진단법 개발회사인 압타머사이언스와 함께 새로운 압타머(aptamer) 발굴방법인 '바이로 셀렉스(viro-SELEX)'를 기반으로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15분 이내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신속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 연구성과는 관련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저널 오브 바이오메디컬 나노테크놀로지와 영국 왕립화학회지에 잇달아 게재됐다.
바이러스 진단검사법에는 분자진단법, 항원·항체법, 세포배양법이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19 진단법은 분자진단법인데, 민감도가 매우 높지만 검체를 전문 분석기관에 보내 분석해야 하고, 6시간 이상의 분석시간이 걸리며 비용도 상당히 높다.
세포배양법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대용량 검사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이에반해 압타머는 DNA나 RNA로 이뤄진 핵산물질로 간단한 저분자 화합물에서 단백질 같은 고분자 물질에 이르는 다양한 표적에 대해 높은 특이도와 결합력으로 결합하는 분자 집게의 일종이다.
연구팀은 “DNA 압타머는 안정성이 높아 운반과 보관이 쉽다. 염기서열만 알면 저렴한 생산비용으로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어 항체를 대체할 소재”라고 강조했다.
압타머는 셀렉스(SELEX)라는 과정을 통해 발굴되는데, 바이러스의 경우 표적으로 사용되는 외피 단백질이 막단백질이기 때문에 기존의 셀렉스 방법으로는 압타머를 발굴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막단백질을 따로 분리 정제하는 대신 배큘로 바이러스를 재조합해 이 바이러스의 외피에 표적 단백질을 갖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재조합된 바이러스를 분리 정제해 셀렉스에 사용하는 '바이로-셀렉스'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을 기반으로 연구팀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HA)에 작용하는 새로운 압타머를 발굴해냈다.
또한 표적 단백질(HA)의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압타머 쌍을 이용하여 임신 진단 키트처럼 색깔의 변화만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데 15분이면 충분하다.
장승기 교수는 “새로 개발한 바이로 셀렉스 방법을 이용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피 단백질에 높은 특이도와 결합력을 가진 압타머를 발굴할 수 있다”며 “이 압타머들을 이용하여 신속진단 키트를 곧바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또 “발굴한 압타머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에 결합하면 바이러스가 건강한 세포로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향후 치료제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