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대표용 선거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이 공식 출범했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위성 정당, 미래한국당에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지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의석 1석 얻기 힘든 군소정당들에게 의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민의 왜곡'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는 정당들은 민주당, 시대전환, 기본소득당,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등이다. 민주당을 제외하고는 모두 원외 정당들이다.
기본소득당은 지난 1월, 가자환경당은 지난 2월, 시대전환은 이달 각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 등록을 마쳤다. 기본소득당은 노동당 출신 인사들이 설립한 정당이다. 시대전환은 세계은행 출신의 조정훈 공동대표가 이끄는 실용주의 정당이다. 가자환경당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환경운동가 권기재 대표가 이끌고 있다. 가자평화인권당은 위안부·인권 정당을 표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자체적으로 선거를 치렀을 경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단 1석도 얻기 힘든 정당들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석도 얻기 힘든 정당들이 민주당과의 연대를 통해 의석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이 부분이 민의를 왜곡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선거제도 하에서는 정당득표율 3%를 넘겨야지만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과 함께하는 정당들은 일반적으로 3% 이상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정당들"이라며 "이들이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면서 의석을 얻게 된다면 이는 명백한 민의의 왜곡"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표를 방지한다고 하고서 군소정당들을 끌어들인 것인데 1% 확보도 힘든 정당들이 의석을 확보하게 되는데 이는 과대대표가 되는 것"이라며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미 왜곡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두고 민주당은 스스로 일궈낸 선거제도의 일보 진전도 밟아버렸다"면서 "그것에 대한 후폭풍이 두려워서 의석 하나 없는 군소정당들을 끌어들여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는 통합당보다 더 나쁜 행태로 선거제도에 대한 만행이나 다를 바 없다"면서 "3% 넘도 못 넘을 정당들이 과대대표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민주당의 정치개혁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정치제도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바라는 사람들을 그 당에 입당을 시킬 것"이라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자체가 잘못됐는데 이제 와서 꼼수라고 욕하는 부분을 비례민주당으로 만들기 민망하니까 더불어시민당을 만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의원 한두 명이라도 있는 당은 빼고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야말로 조삼모사이며 국민들을 기만하며 사기를 펼치는, 민의를 왜곡하는 행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