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이 '텅장' 안되려면…'통장 쪼개기'로 지출부터 관리하라

입력 2020-03-18 15:26
수정 2020-03-18 18:31

새봄,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새내기 직장인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재테크다. 번 돈을 불려 나가며 목돈을 모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만큼 지출이 커져 ‘통장’이 ‘텅장’되기도 쉬운 시기다. 전문가들은 새내기 직장인 시기부터 재테크 습관을 몸에 익혀두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새내기 재테크 원칙을 모아 봤다.

목돈 저축도 지출 관리부터

‘가장 빨리 모으는 법은 안 쓰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재테크에서 소비 관리는 중요한 부분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규모 있는 지출 습관을 만들기 위해 ‘통장 쪼개기’를 할 것을 조언한다. 월급 통장 하나에 급여를 몰아넣고 사용하다 보면 지출 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생활비, 관리비, 쇼핑비 등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통장을 여러 개 만들고 일정 금액을 매달 자동이체하는 방식으로 관리하는 게 좋다.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현명한 소비를 위해 중요하다. 충동 구매를 하고 다음달 월급에서 갚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다. 체크카드를 쓰면 본인의 잔액 내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또 쓰는 대로 잔액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체크카드는 사용 실적에 따른 소득공제율이 신용카드보다 높아 연말정산에도 유리하다.

카드사들은 2030 새내기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체크카드를 내놓고 있다. 체크카드를 만들 때는 본인의 생활 습관을 고려해야 한다. 교통, 외식, 여행, 주유, 영화 등 본인이 자주 사용하는 분야의 할인 혜택이 많은 카드를 선택하는 게 좋다.

청년 전용 상품 눈여겨 볼만


여윳돈 저축은 예·적금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모든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최근 금리가 낮아 연 이자가 1%대인 경우가 많지만 조금이라도 더 주는 상품을 찾을 수 있다. 장기간 목돈을 넣는 게 부담스럽다면 ‘풍차돌리기’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매달 1년짜리 정기 예·적금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1년 뒤부터 만기가 돌아온 상품은 곧바로 다시 적금에 넣는 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매달 소액으로 시작해 저축액을 늘려갈 수 있다. 월별 가입 금액이 적어 중도 해지 부담도 낮은 것이 장점이다. 다만 이자수익 측면에서는 금리 하락기보다는 상승기에 더 유리한 방식이다.

돈이 묶이는 예·적금이 부담스럽다면 ‘파킹통장’도 고려해볼 만하다.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 일(日) 단위로 이자가 붙는 신개념 통장이다. 정기 예·적금에 비해 금리가 높지는 않지만 자유로운 입출금과 높은 이자 이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목돈을 모을 때는 정확한 목표를 세우고 재테크도 이에 맞춰 설계하는 게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예를 들면 ‘3년 내 5000만원 만들기’ 또는 ‘여행’ ‘결혼’ 등 특정 이벤트에 맞춰 매달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매주 소액을 모아 목돈을 만들 수 있는 ‘26주 적금’을 운영 중이다.

청년만 가입할 수 있는 재테크 상품도 새내기 직장인들의 특권이다. 만 34세까지 가입 가능한 ‘청년우대형 청약통장’이 대표적이다. 아파트 청약 기능 외에 저축 기능도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연 3.3%로 시중에서 보기 드문 고금리를 제공하는 데다 소득공제 혜택도 있다. 서울시·고용노동부 등에서 개인 저축금액에 지원금을 추가로 얹어주는 매칭펀드 형태의 청년 전용 상품도 있다. 저축금액 대비 혜택이 크지만 소득이나 근로 조건 등에 따라 가입 자격에 제한이 있다. 시중은행도 청년전용 예적금 상품을 운영한다. 우리은행은 20대 고겍에게 연 최고 3.3% 금리를 제공하는 '스무살우리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신용등급 관리도 새내기부터

신용등급도 새내기 직장인 때부터 관리해야 한다. 신용등급을 우수하게 유지해야 향후 대출을 받을 때도 좋은 조건을 받을 수 있다. 개인 신용등급은 1년에 3회까지 신용평가기관 웹사이트 등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신용카드 대금이나 대출 이자 등을 연체하지 않는 것이다. 자동이체 통장에 잔액이 남아 있는지 늘 확인해야 한다. 각종 공과금도 제때 납부하는 게 좋다. 급전이 필요하더라도 현금서비스는 받지 않는 것이 신용등급에 유리하다.

금융거래를 주거래은행에 집중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은행들은 급여통장 예·적금 카드 자동이체 펀드 등 거래 실적에 따라 다양한 혜택을 준다. 보험은 고액의 종신·변액 보험보다는 실비보험 등 소액의 보장성 보험을 먼저 챙겨보는 게 좋다. 새내기 직장인들은 소득이 비교적 적고 결혼 등 이벤트로 목돈이 필요한 시기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무심코 고액 보험에 가입했다가 유지를 하지 못하고 해지하면 원금을 다 돌려받기도 어렵다. 보장성보험은 연말 정산 때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