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주총시즌…삼성 "어떤 돌발상황도 기술 초격차로 극복"

입력 2020-03-18 18:25
수정 2020-03-19 02:04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여는 ‘주총 시즌’의 막이 올랐다.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을 기술력으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133조원)와 QD디스플레이(13조원)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 계획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 주총에는 지난해의 1000여 명보다 훨씬 적은 400여 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전자투표제 도입과 코로나19 확산 여파라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와 삼성SDI도 주총을 열고 ‘모빌리티 게임 체인저’ ‘초격차 100년 기업’ 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5G·IoT로 위기 돌파”

삼성전자는 18일 경기 수원시 하동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김기남 DS(반도체·부품)부문 부회장과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사장 등 대표이사 3인과 박재완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주총회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주총에서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김 부회장은 경영 현황 설명을 통해 “인공지능(AI)·차량용 반도체산업 성장과 데이터센터 투자 증대, 5세대(5G) 이동통신망 확산으로 올해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나노급 D램(메모리)과 5나노 반도체 양산(파운드리), 이미지센서(시스템LSI) 등 반도체 핵심 기술을 앞세워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14년(TV)과 8년(냉장고)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는 CE부문은 올해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김 사장은 “빌트인 가전 등 기업 간 거래(B2B)는 물론 홈(주택) 분야에서도 IoT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TV를 연결해 대형 화면에서 모바일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더 세로’ TV 등도 출시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라는 암초를 만난 IM부문은 5G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 1분기(1~3월)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26.6%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고 사장은 “플래그십(최고급) 모델부터 매스(중저가) 모델까지 5G 라인업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태블릿,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등 기기 간 연결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소액주주들은 반도체·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한 주주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느냐”고 물었다. 김 부회장은 “삼성의 파운드리 기술력은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다”며 “많은 고객이 삼성을 찾아오고 있다”고 답했다. 주주들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회복 시기와 인도 스마트폰 시장 판매 1위 재탈환 시기, 소액주주 배당 확대 여부 등에 대한 질문도 쏟아냈다.


정의선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현대모비스와 삼성SDI, 삼성SDS 등 19개 상장사도 이날 주총을 열었다.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은 “자율주행 등 미래 핵심 기술을 확고한 신성장동력으로 키워 올해를 미래 자동차 부품시장을 선도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원표 삼성SDS 사장은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부터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및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도 이날 주총과 이사회를 열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인 김용균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삼성전기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2016년부터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수원=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