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니 '톡' 터졌다…대한민국 대화법 바꾼 카톡

입력 2020-03-18 17:24
수정 2020-03-19 01:58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18일 출시 10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톡 국내 이용자 수는 4485만9000명에 이른다. 카카오톡은 시장을 선점해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서비스가 된 것이 아니다. 잇따라 위기가 닥쳤지만 정면 돌파로 메신저 1위를 지켜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정면 돌파로 승부수

2010년 3월 세상에 나온 카카오톡은 출시 1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당시 카카오톡 이용자는 20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후발 메신저들의 도전이 거셌다. 특히 2011년 스타트업 매드스마트가 내놓은 틱톡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앞세워 출시 5개월 만에 이용자 1000만 명을 확보했다. 반면 카카오톡은 데이터 급증으로 메시지 전송 속도가 떨어졌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From messenger to mobility-카카오’ 보고서에서 당시의 위기감을 이렇게 회고했다. “이때가 가장 위기였다. 틱톡은 오로지 전송 속도로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우리는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속도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부분을 해결하는 데 무려 8개월이 걸렸다.” 카카오는 ‘겁나 빠른 황소 프로젝트’를 진행해 전송 속도를 이전보다 최대 20배 빠르게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업계와의 갈등에서도 정공법을 택했다. 통신사와 카카오 간 갈등은 2012년 6월 정점을 찍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무료 음성 통화 서비스 ‘보이스톡’을 추가하자 통신사들이 카카오톡의 데이터 송수신을 막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하지만 여론은 소비자들의 편익을 주장한 카카오의 손을 들어줬다.


상생으로 일군 모바일산업

초창기 카카오톡의 과제였던 흑자 전환은 파트너와의 상생으로 해결했다. 이용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돈 가치가 있는 상품’ 위주로 유료 서비스를 하나둘 도입했다. 기업용 광고 플랫폼 ‘플러스 친구’, 전자상거래 서비스 ‘선물하기’, 유료 이모티콘 판매 등을 내놨다. 김 의장은 이런 방식을 ‘끼어들기 전략’이라고 불렀다. 김 의장은 “무인자동차가 개발되고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사용하게 될 때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은 콘텐츠”라고 했다.

상생 전략은 게임 서비스에서 꽃을 피웠다. 2012년 7월 카카오톡에서 모바일 게임 유통을 시작했다. 관련 매출이 급증하며 2012년 첫 흑자를 달성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경우 처음에는 15개에 불과했던 입점 브랜드가 지금은 6000개가 넘는다. 연간 거래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이모티콘도 카카오톡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누적 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이모티콘은 50개를 넘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엔 카카오톡에서만 매출 6500억원을 올렸다.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작업도 꾸준히 했다. 2015년에는 카카오톡 내에서 인터넷 검색 결과를 공유할 수 있는 ‘#(샵)검색 기능’을 추가했다. 화상통화 서비스 ‘페이스톡’도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카카오톡에서 받은 각종 문서, 사진, 동영상을 따로 관리할 수 있는 ‘서랍’ 기능도 도입했다. IT업계 관계자는 “10대 이용률 감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카카오톡의 향후 10년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