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지휘관회의 소집한 정경두 국방장관 "민간인 무단침입, 통렬히 반성해야"

입력 2020-03-17 17:28
수정 2020-03-18 01:23
정경두 국방부 장관(사진)이 17일 긴급 지휘관 회의를 소집해 군 경계 강화 및 시스템 보완을 지시했다. 최근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와 제주 해군기지 등 군 기지 내 민간인 무단 침입으로 군 경계망이 뚫리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뒤늦게 대책 마련 및 기강 다잡기에 나선 것이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긴급 지휘관 회의를 주재하고 각군 부대의 감시체계 강화 대책을 논의했다. 정 장관은 “작년 북한 소형 목선 사건 이후 경계태세 허점이 다시 발생한 데 대해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다”며 “군 수뇌부부터 통렬히 반성하고 경계작전 시스템 보완과 작전 기강 확립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또 군 기지에 설치된 감시장비 점검, 경계 병력 운영 효율화, 주기적인 상황보고 등을 각 부대에 지시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예하 중대급 방공진지에 술에 취한 50대 민간인이 침입해 1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지난 7일에는 민간인 두 명이 제주 해군기지 철조망을 절단하고 무단 침입했지만 능동형 감시체계 성능이 저하돼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고, 5분 대기조는 침입 후 2시간 가까이 지난 뒤에야 이들의 신병을 확보했다. 지난 1월에는 70대 노인이 경남 진해 해군기지 정문을 아무런 제지 없이 통과해 1시간30분가량 배회했다. 군 일각에서는 경계망이 뚫린 일선 부대가 민간인 침입 사실을 고의로 은폐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